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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의 불만
 tlstkdrn  | 2019·07·12 01:45 | 조회 : 11
무당의 불만

   ‘샤머니즘 국가’, ‘무당 통치’, ‘무당 최순실’, ‘샤먼킹의 나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조롱할 때 흔히 쓰는 말이지만, 공교롭게도 이런 표현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들이 있다. 무당들이다. 이들은 그런 표현의 이면에 깔린 부정적인 시선이 “서럽고 억울하다”고 말한다.
   20년 전 신내림 굿을 받고 무녀가 되었다는 김신영(48·서울 구로구)씨는 “스님이 사기를 치면 ‘땡중’이라고 하고, 목사가 사기를 치면 ‘사이비 목사’라고 하면서 무당은 왜 그냥 무당이라 하는지 모르겠어요”라며 억눌린 설움을 토해냈다. “나쁜 무당을 뜻하는 별다른 호칭이 없는 건 ‘무당’이라는 말 자체가 이미 부정적인 뉘앙스로 쓰인다는 뜻 아니겠어요? 차라리 ‘가짜 무당’이나 ‘사이비 무당’ 식으로라도 불러주셨으면 좋겠어요. 스님이나 목사님 중에도 나쁜 사람이 있고 좋은 사람이 있듯, 무당도 마찬가지예요. 나쁜 무당보다는 좋은 무당이 훨씬 더 많아요.”
   샤머니즘의 사전적 정의는 대략 이렇다. 무교 혹은 무속신앙으로 불리는 동북아시아의 오래된 문화이자 전통신앙. 그러나 무속신앙은 고등종교로 인정받는 가톨릭, 개신교, 불교와는 달리 미신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무교 종사자들이 누리는 사회적 지위도 신부나 목사, 스님의 그것과는 다르다.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성제 무천문화연구소장은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믿음을 미신이라고 정의한다면, 세상에 미신이 아닌 종교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소장은 1988년부터 무속 현장을 누비며 무속신앙을 연구해온 국내 유일의 무속칼럼니스트다. “최순실씨는 일단 무당이 아닙니다. 무당은 크게 강신무와 세습무로 나누는데 최씨는 강신무도 세습무도 아니고 제대로 된 굿도 할 줄 모를 거예요. 어쩌다 최씨가 무당으로 불리게 됐는지 모르겠지만, 무당이라는 표현이 자꾸 안 좋게 쓰이는 것에 무당들이 분개하고 있어요.”
    실제로 국가무형문화재 김금화 만신(큰무당)의 신딸로 무당 수업을 받고, 제주 4·3 희생자들을 위한 진혼굿도 한 바 있는 강신무 정순덕씨는 최근 <한겨레21>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힌 바 있다. “특히 지금 막 신내림 받은 애기 무당들은 상처를 많이 받는다. 가족의 반대 등 힘든 과정을 거쳐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긍심을 갖고 시작하려던 이들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에 대한 분노와 조롱이 무속·여성 편견과 함께 봇물처럼 터지니, 당사자는 물론 가족이나 신도 모두 타격받는 거다. 정식 교육을 받는 무녀들조차 싸잡아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미신’은 똑 부러지는 정의를 내리기엔 상당히 가치판단적인 말이다. 종교적으로 접근하면 더 그렇다. 기독교든 이슬람교든 유교든 자기 종교가 아닌 다른 종교는 미신이라 배척하게 마련이며, 같은 종교라도 같은 종파에 포함되지 않는 교리는 미신으로 취급하기도 한다. 조 소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동해안별신굿이나 진도씻김굿, 김금화 만신 같은 무당들은 전통문화로서 보존하고 계승해야 할 가치가 있다면서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하잖아요? 그러면서 또 굿은 미신이야, 무당도 미신이야 이러고. 사전을 찾아보면 미신이란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인 믿음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무교를 미신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요. 세상에 ‘과학적인 종교’가 어디 있냐고. 사실 기독교든 불교든 힌두교든 모두 샤머니즘을 바탕으로 한 종교예요. 기독교는 태양신을 숭배하는 미트라교에서 시작됐고, 불교는 힌두교에서 시작됐고, 힌두교는 우리 무속하고 아주 흡사합니다.”
    한때 사제와 치료사로서 대우받던 무당이 제도권 밖으로 밀려난 건 조선시대부터다. 조선의 건국세력은 유교를 숭상하는 성리학자들이었고, 그들에게 종교는 오직 유교 말고는 없었다. 무교는 일제 강점기엔 ‘유사 종교 단체’로 핍박받았고, 해방 이후 들어선 ‘문명사회’로 가자는 움직임 때문에 사회적으로 더욱 배제당했다. 박정희 시대인 1960~70년대엔 새마을운동을 벌이면서 미신타파를 내세워 전국의 신당과 점집, 성황당 등을 파괴했다. 조 소장은 한국에서 기독교의 힘이 세지면서 무속을 미신으로 보는 인식이 더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기독교가 미군들의 보호를 받으면서 유입된 뒤 기독교 장로였던 이승만 전 대통령은 국민 세금으로 와이엠시에이(YMCA)를 만들기도 했잖아요? 지금 한국은 세계적으로 제2의 개신교 나라예요. 선교사 수가 미국 다음으로 많죠. 기독교가 그렇게 융성하는 동안 무속은 점점 더 발붙일 곳이 없어졌어요. 기독교의 시각으로는 무교도, 전통사상도, 전통문화도 다 미신일 테니까요.”
    무당들은 이제 오해를 벗고 싶다. 서유정 함경도 망묵굿보존회장의 말이다. “우리는 올바른 무당이 되려고 수많은 어려움을 겪어왔어요. 무교를 여태 종교로 쳐주지도 않던 사람들이, 이런 나쁜 일이 생겼다고 또 무교와 무당을 폄하하는 게 너무 화가 납니다. 하지만 진짜 무당은 나라를 시끄럽게도, 사기를 치지도 않아요. 이웃과 가정, 나라가 잘되라는 마음뿐입니다. 전통문화의 한 부분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고요.”
                                                            <참고문헌>
    1. 강나연, "무당은 억울하다", 한겨레신문, 2016.11.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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