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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은 노벨상 자격 없다
 tlstkdrn  | 2017·10·17 21:17 | 조회 : 92
한국문학은 노벨상 자격 없다.
                                                                                          문학평론가 김우종

  문학 점수는 B학점이나 C학점이라도 인기 가수가 되면 밥 딜런처럼 노벨상을 탈 수도 있다. 그러나 스웨덴 아카데미가 그들의 본래적 취지대로 인류의 사랑과 평화에 누구보다도 크게 기여해온 작가에게 주는 것이 노벨상이라면 한국은 수상자를 기대하지 말아야 옳다. 그런 아름다운 깃발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제대로 문학적 성과를 얻어온 작가가 한국에는 없기 때문이다.
   노벨상은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함께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기본권이 보장되는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단체나 개인에게 주어지는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리고 노벨상이 아니라 포르노라 해도 모든 문인은 사랑과 평화를 갈망하는 사람들의 신음소리에 귀를 막아서는 안 된다. 이를 위해서 문인은 담 넘어 세계까지는 귀를 열어놓지 못해도 가까운 주변부터라도 이를 부정하는 현실과 맞서는 글을 쓰든지 적어도 그들에게 길들여지고 안주하는 착한 강아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
   한국에서 이런 평화와 기본적 인권을 부정하는 근원적인 실체는 다름 아닌 국토분단 민족분단이라는 역사적 현실이다. 이미 이 때문에 우리는 전쟁을 겪었고 지금은 그 때보다 더 참혹한 전쟁을 위한 사드와 미사일과 핵무기를 쌓아 놓고 있다. 그리고 기본적 인권이 부정되는 체제도 모두 분단현실의 산물이다. 그런데 한국문인 다수는 이 현실에 귀 막고 입 막고 눈 가리는 두 개 집단중 하나에 소속되고 기타 극소수의 제3지대 아웉사이더들이 있을 뿐이다.

   가장 큰 집단은 1945년 분단 후 청산되지 못한 친일문학의 유산을 여전히 지금도 계승하거나 그 모순을 방관하며 이승만과 군사독재정권 치하에서 지식인으로서의 비판의식을 접어 두고 살아 온 문인들이다. 해방 후에도 가장 악랄한 반민족적 반인류적 친일문학을 하고 정부수립으로 더욱 체제를 강화하고 5.18 민주광장의 살인마를 찬양하는 시인에게 국가 최고의 문화훈장을 바쳐 오며 문학상 문학관 생가보존 등 남정현이 말하는 “분지( 똥구덩이)> 국가를 만들고, 이 현실에 대하여 침묵하거나 무관심한 문인이 한국문단에서는 가장 큰 집단이다.
   해방 후에 일제 침략전쟁을 극찬하며 친일파들을 선동한 <국화 옆에서>는 1990년에 와서야 국정국어교과서에서 삭제되었지만 그를 찬미하는 행사는 여전하다. 그리고 이들은 그 동안의 집권세력으로부터 비교적 사랑을 받아온 편이지만 이들의 머리 속에 있는 한국문학의 지도에는 휴전선 이북은 없다. 이들은 대개 북한의 인권사태에 대하서 방관적이다. 교화소 소식은 좀 들었겠지만 조지 오웰이 상상했던 최고의 지옥 세상 <1984년>이 북한 현실임을 알고 말하는 시인이나 소설가는 없다.
   또 하나는 이들과 반대편에 있어온 작가들이다. 군부 독재에 대해 맞서며 민주화 운동에 기여하고 때때로 가혹한 정치적 탄압도 받아온 착한 문인들이 많지만 이들의 의식 속에도 휴전선 이북의 지도는 거의 없다. 대한민국의 군부독재 정권이 저질러 온 야만성에 대해서는 비판적이지만 북한 인민이 그들의 독재치하에서 겪는 인권사태에 대하서는 귀머거리요 벙어리요 소경이다. 남한의 반민족 반민주적 정치세력에 대해서 작동해온 양심적인 비판정신이 휴전선 너머에서는 작동하지 않나 보다.
   그곳에는 가보지 않았으니 실태를 모른다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북한에 다녀 온 문인들도 마찬가지다. 북한에 가봤자 마음대로 진실을 볼 수도 없었겠지만 보았다고 해도 제대로 말 해 온 작가는 아무도 없다. 그리고 북한 현실을 제대로 증언하는 문인은 그곳에 갈 수도 없다. 남북작가회의가 만들어졌지만 최종 인선과정에서 북한 실태에 대한 비판자는 탈락시켜 버리고 비위가 맞는 사람끼리만 만났다는 거의 확실한 증거가 있다. 그것이 남북 어느쪽 의도 때문인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대표적인 두 개의 큰 집단은 북한을 그들의 지도에서 지워버리고 있다는 점에서 다 같이 문학적 사보타지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이것은 문학이 인류의 사랑과 평화를 지키고 사회적 약자들과 누구보다 먼저 슬픔과 기쁨을 함께 나눠야 한다는 가장 아름다운 보석을 몰라보는 수준을 의미한다. 만일 알프레드 노벨이 다이나마이트를 만들어 부자가 되었다가 그것이 저지른 전쟁의 참상을 뉘우치게 된 것이 노벨상 제정의 동기였다면 이런 평화의 정신을 함께 할 충분한 각오가 없는 한국작가는 이런 상에 군침을 흘릴 필요가 없다.
   문학은 사랑을 만 천하에 전하는 러브레터다. 가슴을 울려주는 연애편지처럼 부당하게 고통받는 약자의 소식을 전하는 문학도 우리들의 가슴을 울리고 세상을 바꾼다. 이런 의미에서 문학은 인권활동처럼 이 세상의 구원자가 될 수 있으며 기회가 오면 너무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1970년대 박정희 독재자는 체포와 고문으로 인혁당사건과 문인간첩단사건을 만들었다. 이 때 문인 5명은 1~2년 내에 석방되었지만 인혁당사건에서는 8명이 사형선고 8시간 안에 처형되고 시신도 유족들로부터 강탈해서 화장시켜 고문의 흔적을 없애 버렸다. 간첩도 사형감인데 이렇게 서로 생사가 달라진 이유는 문인들이 이미 유명인들이고 유엔 인권위원회나 국제앰네스티의 구제 활동으로 온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되었지만, 인혁당 사람들은 무명인이었기 때문이다.
   인류의 사랑과 평화를 위해서 문학은 왜 진실의 증언자가 되어야 하는지 그 답이 여기에 있다. 누가 어디서 왜 울고 있는지 알려야 하며 문학이 그것을 가장 큰 울림으로 전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분단국가의 한국작가가 분단의 반쪽에만 머물면서 한쪽 귀와 눈을 가리고 입을 다문다면 그들은 한국문인의 자격이 없다. 그리고 그처럼 잊혀진 반쪽이 고통받는 약자들의 세상이라면 이를 외면한 문인은 문학의 기본 정신을 배반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한국의 모든 문학이 이런 것은 아니지만 문학의 바른 기능을 외치는 소수 문인은 제3지대의 아웃사이더로서 발표기회도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때로는 단상에서 강의하다가 객석의 고함 소리를 들어야 하고, 원고를 내밀다가 거절당하는 수모도 겪을 것이다.
                                                                                       <참고문헌>
   1. 김우종, “한국문학은 노벨상 자격 없다”, 창작산맥 김우종문학관, 2017.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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