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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6일 입적한 조계종 대종사 설악무산 스님 선행을 기리며
 tlstkdrn  | 2018·05·31 15:14 | 조회 : 101
지난 5월 26일 입적한 조계종 대종사 설악무산 스님 선행을 기리며

   5월 26일 입적한 조계종 대종사 설악무산 스님의 선행을 기리며   지난 2018년 5월 26일 입적한 설악무산(雪嶽霧山·86) 스님의 다비식이 5월 30일 1000여 명의 추모객이 운집한 가운데 강원도 고성 건봉사에서 엄수됐다. 건봉사에는 혼탁한 세상에 만해 한용운의 정신을 퍼뜨리고 떠난 조계종 대종사이자 신흥사 조실인 무산 스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만장이 처연히 휘날렸다.  
   이날 아침 설악산 신흥사에서 출발한 법구(法軀)는 오후 1시 30분쯤 금강산 감로봉에 자리한 건봉사에 도착했다. 영정과 위패를 앞세운 행렬이 다비식장에 들어설 때쯤 갑자기 비가 내렸다. '나무아미타불' 염송이 빗소리와 함께 흐느낌으로 바뀌었다. 법구 위로 소나무 장작이 겹겹이 쌓였다.
   "스님 불 들어갑니다!" 추모객들이 한목소리로 외치자 거짓말처럼 비가 멈추고, 연화대엔 삽시간에 불길이 번졌다. 스님은 1시간여 연꽃처럼 붉게 피었다 사라졌다.
    30일 오전 강원도 신흥사에서 무산 스님 영결식이 열렸다. 환하게 웃고 있는 무산 스님 영정 앞에 마근·문석 스님이 차를 올리고 향을 피우고 있다. 아래 사진은 강원도 금강산 감로봉 자락 건봉사에서 치러진 다비식. 한 스님이 슬픔을 담은 승무(僧舞)를 추고 있다.
   스님의 마지막 길엔 그가 가장 아꼈던 인제군 용대리 주민들이 함께했다. 용대리엔 스님이 생전에 가장 심혈을 기울인 '만해마을'이 있다. 이곳 부녀회원과 청년들은 신흥사에 마련된 조계종 공식 빈소와는 별도로 분향소를 차렸다.  
   무산 스님은 마을 사람들의 경제적 자립과 학업, 노인 복지를 아낌없이 지원했다. 평소 "마을 사람들 덕에 절이 있다. 잘 모셔야 한다"고 했다. 백발 성성한 마을 원로(元老)들도 지팡이 짚고 분향소를 찾았다.  
   박관신(77)씨는 "아들 대학 등록금 고민할 때 스님이 주신 장학금으로 무사히 학업을 마쳤다"며 "우리 마을에 스님 장학금 받지 않은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인제군장학회 이승호(78) 이사장은 "한번은 인제군에서 가장 어렵다는 32명의 명단을 갖고 오시더니 봄·가을로 100만원씩 3년 동안 주라고 하시며 2억원을 내놓으셨다"고 했다.  
    정형석(86)씨는 "10여 년 전 스님이 노인들 위해 써달라며 4억원을 내놔 작은 경로당 수십 곳이 따뜻하게 겨울을 났다"고 했다. 지금도 용대리 노인회관 운영비는 스님이 마련해준 돈으로 충당한다. 은덕을 감사히 여긴 노인들이 몇 해 전 스님의 시를 새긴 시비(詩碑)를 만들었지만 야단만 맞았다.  
    방효정(94) 인제군원로회 이사장은 "저런 거 뭣하러 만들었느냐며 부숴버리라 호통치셔서 다시 싣고 내려왔다"며 "절대 자신의 선행을 드러내지 않는 분"이라고 했다.  
   스님은 백담마을~백담사 7㎞ 구간을 운행하는 셔틀버스 운영권도 용대2리 주민들에게 넘겨줬다. 정수길(59)씨는 "농촌 주민들에게 새 일자리를 마련해 준 셈"이라고 했다. 입적 3일 전 스님은 마을 이장들과 셔틀버스 기사들을 불러 작별 인사를 나눴다. "술 마시고 운전하면 안 된다. 나 죽으면 소박한 마을장으로 치러달라"며 돈봉투를 건넸다.
   "내가 전국을 다 다녔는데 설악산과 인연이 있는지 여기서만 30년 살았소. 제사 지내고 울면 뭐하노. 동네에서 장례 치러주고 나 한 번씩 기억해주면 그게 제일 좋지. 장례 치르고 남으면 장학금이나 좋은 일에 써줘요. 그러면 나 편하게 갈 수 있을 것 같아."
                                                              <참고문헌>
    1. 이해인, “설악의 큰어른 마지막길, 용대리 주민들 함께했다”, 조선일보, 2018.5.31.일자. A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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