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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구님의 밝달나무숲


'기생충’ 이후, 한국영화의 과제
 tlstkdrn  | 2020·02·15 09:58 | 조회 : 25
                                                '기생충’ 이후, 한국영화의 과제

   한국영화가 새 역사를 썼다.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은 영화 ‘기생충’을 통해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국제장편)영화상까지 4관왕을 수상하며 한국영화를 세계적 수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또한 기생충은 그동안 아카데미가 보여준 보수적이고 백인 중심의 영화제라는 오명과 편견을 깨고 세계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다.
   기생충의 아카데미 수상은 한국 문화콘텐츠산업은 물론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K팝을 넘어 K무비라는 한류문화 수출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영화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만 공략해 왔지만 이번 수상으로 북미시장은 물론 유럽에까지 수출시장을 넓힐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한국 영화산업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과제 또한 많다.
   먼저 창작자의 자율성을 보장해야 한다. 봉준호 감독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비교적 투자자들로부터 자유로운 환경에서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국영화계에서 봉 감독 같은 대우를 받는 감독은 몇 안 된다. 국내 영화산업은 2000년대 이후 투자배급사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감독과 제작자는 영화를 자신의 연출 의도대로 자유롭게 만들기 힘든 환경에 놓여 있다. 특히 재능 있는 신인감독들은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기도 전에 투자자와 타협해야만 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새롭고 신선한 영화가 나올 수가 없다. 감독의 자율성이 보장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스크린상한제 도입 또한 시급하다. 국내 극장에서는 일부 흥행영화만이 빛을 보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스크린독과점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개봉할 때마다 지적되는 고질적인 병폐인데 그동안 해결되지 못했다. 수직계열화를 단기간에 없앨 수 없지만 대신 작품마다 선의의 경쟁을 하고 다양성 있는 영화를 발전시키며 관객들의 선택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스크린상한제 도입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독창적인 장르를 개척할 필요가 있다. 최근 한국영화는 식상한 소재의 천편일률적인 이야기만을 만들고 있다. 봉 감독은 장르를 예측할 수 없는 자신만의 특화된 장르로 세계를 공략했다. 예술성과 대중성, 코믹과 스릴러를 아우르며 세계를 석권했다. 그는 북미시장 진출을 위해 ‘설국열차’, ‘옥자’, ‘기생충’까지 때로는 외국배우를 출연시켰고, 미국자본을 통해 북미 전역으로 진출을 시도했다. 이렇게 북미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결과로 결국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 자신만의 영화장르를 만들어낸 것이다. 감독들은 자신을 브랜드화할 콘텐츠 개발에 힘을 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언어의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 봉 감독이 지난해 아카데미를 향해 ‘로컬’이라고 비판했지만 미국시장이 세계 영화산업의 중심이라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북미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시장이지만 미국영화 점유율이 90%를 육박한다. 외국영화가 설자리가 그만큼 좁다는 것이다. 이러한 북미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1인치 자막을 통해 전달되는 언어의 장벽을 극복해야 한다. 실제로 기생충이 북미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던 것은 번역과 통역의 힘이 컸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미국인 영화평론가 달시 파켓은 한국과 미국의 문화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외국 관객들에게 언어적 감각으로 어필했다. 통역을 맡은 샤론 최 역시 미국에서 유학 중인 영화학도다. 각종 인터뷰에서 작품 속 감독의 의도를 제대로 설명할 수 있었다. 영어의 장벽을 극복할 때 한국영화는 세계화의 장벽을 극복할 수 있다.
   한국영화는 100년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다른 산업에 비해 세계화에 미흡했다. 이제 막 비상하기 시작한 K무비에 관심과 흥행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포스트 봉준호 시대’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예술적 상상력을 막는 각종 규제와 제도는 개선해야 한다. 지금은 한국영화 산업의 발전과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당국과 영화계의 적극적인 대책 수립이 중요한 시기다.
                                                        <참고문헌>
   1. 양경미, "기생충’ 이후, 한국영화의 과제", 세계일보,  2020.2.14일자.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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