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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순, 김익열 제주 4·3사건 의인들은 ‘역사의 은인’
 신상구  | 2023·04·04 04:13 | 조회 : 150


                                문형순, 김익열 제주 4·3사건 의인들은 ‘역사의 은인’                                                            
                                 생존자 91세 강순주 씨가 말하는 ‘제주 4·3’ 75주년


  1948년부터 1954년까지 이어진 ‘4·3 사건’으로 제주는 당시 인구의 10분의 1가량이 희생됐다. 학살 광풍이 무섭게 몰아쳤지만,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무고한 이웃과 주민을 구하려는 의로운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의 노력은 당시는 물론 후세에까지 인권과 생명의 고귀한 가치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강순주씨(91)는 4·3 광풍 속 수차례 죽음의 문턱을 오간 끝에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제주 서귀포 표선면 자택에서 지난달 26일 만난 강씨는 “기가 막힌 시대였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일본으로 갔다가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왔다. 귀향의 기쁨을 누리는 것은 잠시였다. 1948년 4·3 피바람이 몰아쳤다. 열여섯 살이었던 강씨는 중산간에 살았던 탓에 토벌대에 끌려갔다. 첫번째 구금에서는 곧바로 석방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다시 잡혀갔다. 강씨는 제주항 앞에 있는 주정공장에 수용돼 모진 고문을 받으며 자백을 강요받았다. 강씨는 “자백하라면서 매달고 전기고문하고 카빈총으로 총살하겠다며 눈앞에 들이대고, 비참하고 극단적인 고문이 이어졌다”면서 “조서에 도장을 찍으라고 하는데 아무런 활동을 한 사실이 없었기에 버텼다”고 말했다.

  끝까지 버틴 그는 집행유예 3년을 받고 풀려났지만 시대는 그를 계속 괴롭혔다. 1950년 예비검속(혐의자를 미리 잡아놓는 일)이 실시되자 강씨는 또 끌려갔다. 정부는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보도연맹 가입자와 요시찰자, 입산자 가족 등을 불순분자라며 예비검속했다. 강씨 역시 예비검속으로 성산포경찰서에 붙들려 갔고 “이번에는 진짜 죽는구나”라며 희망의 끈을 놓았다고 했다.

  제주·서귀포·모슬포·성산포 경찰서 등 제주도 내 4개 경찰서에는 예비검속으로 수백명씩 구금됐다. 예비검속된 이들 중에는 좌익단체 활동 이력이 없거나 입산활동 경력이 없는 경우가 다수 포함되는 등 사실상 뚜렷한 기준이 없었다. 하지만 예비검속자들은 그해 7~8월 제주읍과 서귀포·모슬포 등에서 바다에 수장되거나 총살해 암매장되는 등 대대적으로 학살됐다. 다만 성산포경찰서만은 달랐다.

  문형순 성산포경찰서장이 계엄사령부 총살 명령을 거부하면서 강씨를 포함한 상당수가 목숨을 건졌다. 제주주둔 해병대 정보참모 해군 김두찬 중령은 1950년 8월30일 성산포경찰서에 예비검속자를 총살하고 결과를 보고하라고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문 서장은 무고한 주민을 죽이는 것이 부당하다고 느꼈다. 해당 공문에 ‘부당함으로 미이행’이라고 쓴 후 명령을 거부했다. 덕분에 강씨를 포함해 200여명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문 서장은 성산포서장으로 부임하기 전인 1949년 모슬포 경찰서장으로 근무할 때도 주민 100여명을 훈방했다.

   강씨는 “계엄이 선포된 시절 본인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었지만 개의치 않고 우리의 목숨을 구해주셨다”면서 “당시 문 서장님이 우리를 풀어주면서 ‘나라에, 사회에 도움이 되는 좋은 사람이 되는 것이 여러분의 할 일이다. 사회에 나가서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그는 문 서장에게 보답하기 위해 해병대에 지원했고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문 서장님 덕분에 목숨을 건진 이후 단란한 가정을 일구고 살아왔지만 생명의 은인인 문 서장님은 가족도 없이 쓸쓸히 돌아가셨다”면서 “살아있는 동안이라도 보답을 해야겠다 싶어서 매년 설과 기일인 6월20일, 추석에 문 서장님 묘지를 찾아 제사를 지내고 경찰청에 세워진 흉상에 꽃바구니를 놓고 있다”고 말했다.
                        
   문 서장은 1953년 경찰 퇴직 후 제주에서 대한극장 매표원 등으로 일하다가 1966년 향년 70세 나이로 유족 없이 제주도립병원에서 생을 마감했다. 평안남도 출신인 문 서장은 제주시 오등동에 있는 평안도민 공동묘지에 안장됐다.

  강씨는 “문 서장님은 일제강점기 만주에서 독립운동을 하셨던 애국자이자 4·3 당시 수많은 목숨을 구하신 훌륭한 분인데 여전히 야산에 누워 계신다”면서 “문 서장님 같은 분을 더 좋은 곳으로 모시고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도 나이가 들고 기력이 약해져 언제까지 문 서장님을 찾아뵐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그래서 제 마음이 더 아프고, 나라와 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2018년 문 서장을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선정하고 추모 흉상을 제주경찰청에 세웠다. 하지만 국가유공자로는 선정되지 못했다. 그간 네 차례에 걸쳐 문 서장에 대한 국가유공자 신청이 접수됐지만 입증자료 부족 등을 이유로 통과하지 못했다.

  제주 4·3사건 당시 무고한 주민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나선 이들은 또 있다. 김익렬 9연대장은 무장대 총책 김달삼과 평화협상을 진행하며 유혈사태를 막고 4·3의 평화적 해결에 나서려고 노력한 군인이다. 하지만 방해 세력에 의해 평화협정은 깨졌고 강경 진압작전을 거부한 김 연대장은 미군정으로부터 해임됐다.

  이외에도 1948년 11월1일 함덕리 평사동 모래밭에서 주민 6명을 총살하려는 토벌대에게 ‘신원을 보증할 테니 죽이지 말라’고 만류하다 함께 희생된 한백흥·송정옥씨가 있다. 경찰이지만 최대한 주민들의 희생을 막기 위해 노력한 장성순·김순철·방상규·강계봉씨 등도 다른 사람을 위해 목숨을 내건 ‘4·3 의인’들이다.

  강순주씨와 독립유공자 한백흥 지사의 후손은 의인들의 뜻을 받들고, 4·3이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확산시키는 디딤돌이 되기를 바라며 자신들이 받은 국가보상금을 4·3 유족회에 기부했다. 이들 외에도 4·3의 완전한 해결과 미래세대를 위해 국가보상금을 유족회와 마을 등에 쾌척하는 기부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참고문헌>

  1. 박미라, "4.3의인들은 역사의 의인", 경향신문, 2023.4.3일자.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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