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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구님의 밝달나무숲


100세 시대 ‘무병장수 비법’ 거짓말에 속지 말아야
 신상구  | 2022·08·09 03:21 | 조회 : 37

                                  100세 시대 ‘무병장수 비법’ 거짓말에 속지 말아야

    석가모니, 공자, 예수와 함께 세계 4대 성인으로 꼽히는 소크라테스는 70세에 아테네의 신을 믿지 않고 청년들을 타락시킨다는 죄목으로 고소를 당했다. 물론 악의적인 모함이다. 그는 500명의 배심원 법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논리적으로 입증했다. 하지만 배심원들은 사형을 선고했다. 변론 중에 동정을 사려는 노력을 안 했을 뿐 아니라 자신이 한 일은 올림피아 우승자처럼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배심원들의 분노를 샀기 때문이다. 사실 법정에 서기 전 오랜 기간 소크라테스는 시장이나 광장에서 지식을 가졌다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특유의 문답법으로 그들의 무지(無知)를 증명했다. 상대방은 당황하고 수치심을 느끼면서 화가 나기 마련이다. 이미 수많은 아테네 시민들이 그를 미워하던 상황이었던 것이다. 훗날 인류의 스승으로 불리는 위대한 철학자는 시민들에게 본인들의 무지함을 알아야 한다는 ‘불편한 진실’을 알려준 죄로 독배를 마셔야 했다.

                                                 노년층 70%가 고혈압 환자

   ‘진실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진실하지 않다(信言不美, 美言不信)’는 노자의 설명처럼 진실은 직면하기도 어렵고 전해주기도 불편하다. 달콤한 미사여구를 들으면서 평생 꽃길만 걷고 싶은 인간의 욕망이 생로병사의 숙명이나 냉혹한 현실을 거부하기 때문이다. 상황을 조작하고 진실을 왜곡시키는 크고 작은 다양한 거짓말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 공존해 온 이유다〈표 참조〉. 거짓말은 상대를 현혹해 부당한 이익을 얻는 악의적인 목적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흑색 거짓말), 상대방을 위로하는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백색 거짓말). 못생긴 사람에게 인상이 좋다고 말해주는 식이다. 인간 사회에서 행해지는 가장 흔한 거짓말은 나와 상대방 모두에게 이익이 되지만 제3자나 불특정 다수에게 손해를 끼칠 수도 있는 모호한 경우다(회색 거짓말).

   거짓말은 초월적 가치를 인정하고 신분이 중요했던 전통사회보다 평등과 익명성이 보장되는 복잡하고 역동적인 현대 사회에서 교묘한 방법으로 더 많이 활용된다. 특히 지금은 첨단 의과학과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자연 현상이나 운명도 도전과 극복의 대상으로 간주되는 시대다. 여기에 인간의 욕망과 마케팅을 활용한 이윤 추구가 결합되면 불편한 진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진다. ‘불가능은 없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식의 희망 메시지는 인간의 잠재력을 무한대로 가정하고 노력을 통해 누구나 원하는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유혹한다.

   대표적인 예가 생로병사의 숙명을 타고난 인간에게 각종 연구 논문을 인용하면서 돈과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면 건강한 100세를 맞이할 수 있다는 주장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현실이다. 특히 지금 한국은 기대수명 83.5세, 최빈사망연령 90세인 장수국가이며 ‘100세 시대(호모 헌드레드, Homo Hundred)’가 열리는 전환기다. 호모 헌드레드는 2009년 국제연합(UN)이 100세 인생이 보편화하는 시대를 지칭한 말이며, 학계에서는 최빈사망연령이 90세를 넘는 국가를 호모 헌드레드 국가로 분류한다.

   불편한 진실은 100세 인생과 건강한 100세인은 의미가 다르다는 사실이다. 통계청은 한국인 건강수명을 2020년 기준 66.3세로 본다. 국제보건기구(WHO)는 좀 더 긴 73세를 제시한다. 어떤 기준을 적용하건 지금의 기대수명만큼 살 경우, 10~20년의 노후는 크고 작은 병을 가진 채 살아내야 한다.

                                                한국인 기대수명 83.5세

   “무병장수(無病長壽)하겠다”는 의지는 과욕이며 “나이 들어 병이 들더라도 잘 관리해서 독립적인 노후를 보내고 싶다”는 희망이 현실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 이런 불편한 진실보다는 현존하는 건강한 100세인을 바람직한 롤 모델로 제시하면서 우리 모두 건강관리를 잘해서 그분처럼 인생을 즐기자는 주장이 듣는 사람도, 말하는 사람도 편하고 좋다. 건강관리법에는 각종 장비나 건강식품이 장수 비법처럼 소개된다. 구매자는 건강한 노후를 위한 투자라 생각해 돈을 쓰면서 위안을 얻고, 판매자는 건강을 판 대가로 경제적 이익을 취한다고 생각한다. 회색 거짓말을 공유한 수많은 사람이 각자의 입장에서 만족해하는 셈이다. 물론 건강 증진 기구나 건강식품이 무병장수를 보장하지 못한다. 불편한 진실은 건강한 100세인의 비밀이 노화를 늦추고 질병을 막아주는 타고난 유전자에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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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건강 검진 결과를 상담하다 보면 고혈압·당뇨병·심장병 등 만성 질환 진단을 받은 중노년기 수검자 중에 “평상시 건강식만 먹으면서 술·담배도 안 하고 운동도 규칙적으로 하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느냐?”며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는 수십 년간 사용한 각종 장기의 기능이 떨어져 나타나는 자연 현상이다. 환자는 당황스럽겠지만 불편한 진실은 나이 들면 혈관이 굳어져 노년층 70%가 고혈압 환자며, 췌장 기능도 떨어져 혈당 조절이 어렵다 보니 당뇨병 위험도 증가한다는 점이다.

   호모 사피엔스의 자연수명은 38년 정도로 추정한다. 영양 상태와 위생 개선, 현대 의학 덕분에 21세기 평균적인 한국인은 같은 신체 조건으로 구석기 시대 선조보다 50여 년을 더 살아야 한다. 따라서 신체 기능을 최대한 오랫동안 유지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어떤 장기건 과도한 사용은 금물이다. 또 두뇌 활동, 운동, 식사 등 모든 일에 절제와 중용의 미를 발휘해야 한다. 화려한 언어로 포장된 건강 비법은 흑색 거짓말일 가능성이 높으니 멀리해야 한다. 진시황 시대나 지금이나 불로초는 존재하지 않는다.
                                                               <참고문헌>
   1. 황세희, "100세 시대 ‘무병장수 비법’ 거짓말에 속지 말아야", 중앙선데이, 2022.8.6일자.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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