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nt size=5>번한기(番韓紀) </font>
치우천왕(蚩尤天王)은 서쪽으로 탁예( 芮)를 정벌하고 남쪽으로 회대(淮垈)를 평정하셨다. 단군왕검은 당요(唐堯)과 나란히 군림했다. 요(堯)임금의 덕이 날로 쇠퇴하자 서로 땅을 다투는 일을 쉬지 않았다. 천왕은 마침내 우순(虞舜)에게 명하여 땅을 나누어 다스리도록 병력을 파견하여 주둔시키더니 함께 요임금의 당나라를 치도록 약속하니 요임금이 마침내 힘이 딸려 순임금에 의지해 생명을 보전하고 나라를 양보하였다. 9년 홍수를 당해 그 피해가 만백성에게 미치니 단군왕검은 태자 부루(扶婁)를 파견하여 우순과 함께 도산(塗山)에서 만났다. 순(舜)임금은 사공인 우(禹)를 파견하여 우리의 오행치수(五行治水)의 법을 배우게 하니 마침내 홍수를 다스릴 수 있게 되었다. 진국(辰國)은 천제의 아들이 다스리는 곳이다. 고로 5년마다 순수하는데 낭야(琅耶)에 한번씩 이르른다. 순의 제후는 때문에 진한에 와서 뵈인 것이 네번씩이었다. 이에 단군왕검은 치우의 후손 가운데 지모가 뛰어나고 세상에 소문난 자를 골라 번한(番韓)이라 하고 부를 험독(險瀆)(1)에 세우게 되었다. 지금도 역시 왕검성(王儉城)이라고 한다.
1) 험독(險瀆) : 창려의 동남이면서 평곽의 서쪽에 있는 험독현은 반산현으로 추정한다.
1세 번한 치두남(蚩頭男)
치두남은 치우천왕의 후손으로 지혜와 용기가 뛰어나게 세상에 알려졌다. 단군은 곧 불러보시더니 이를 기특하게 여기시고는 곧 그를 번한으로 임명하고 겸직하여 우의 정치를 감독하게 하였다.
경자년에 요중(遼中)에 열두개의 성을 쌓았으니 험독(險瀆),영지(令支)(2),탕지(湯池),통도(桶道)(3),거용(渠 )(4),한성(汗城),개평(蓋平),대방(帶方),백제(百濟),장령(長嶺)(5),갈산(碣山)(6),여성(黎城)(7)이 그것들이다.
치두남이 죽으니, 아들 낭야가 즉위했다.
2) 영지성(令支城) : 하북성 당산(唐山)의 동북 천안(遷安) 부근에 있었다.
3) 통도(桶道) : 용도성과 같은 말로 생각된다. 용도성( 道城)은 북경의 북쪽에 있었다.
4) 거용성(渠 城) 북경시 서북쪽에 있다.북경시 관광지인 팔달령의 만리장성 북쪽이다.
5) 장령(長嶺) : 내몽고 적봉시(赤峰市)와 조양시(朝陽市) 경계인 영성(寧城)으로 추정한다.
6) 갈성(碣城) 또는 갈산(碣山) : 갈석산(碣石山) 부근으로서 오늘날의 진황도시 창려현으로 추정된다.
7) 여성(黎城) : 산서성의 여성(黎城)이다.
2세 번한 낭야(琅耶) -73년간 재위
첫해가 庚寅(BC2311)년이다.
경인 3월 가한성(可汗城)을 개축함으로써 예상하지 못했던 일에 대비하였다. 가한성은 일명 낭야성(琅耶城)(8)이라 하니 번한의 낭야에 세워진 때문이다.
갑술(BC2267)년에 태자 부루는 명을 받들어 도산으로 가는 길에 반달동안 낭야에 머무르며 민정을 청문했다. 우순도 역시 사악을 인솔하고 치수의 여러 일들을 보고하였다. 번한(番韓)은 태자의 명을 받고 나라에 크게 경당( 堂)을 일으키고 아울러 삼신을 태산에서 제사지내도록 하였다.
낭사가 죽으니 계묘년에 아들 물길이 즉위하였다.
8) 낭야성(琅邪城) : 오늘날에도 산동성의 남동해안에 있다.
그러나 이 낭야성은 백제가 산동성을 경영할 때에 백제 성양태수(城陽太守) 휘하의 낭야성이었을 수도 있다.
3세 번한 물길(勿吉) - 51년간 재위
첫해가 癸卯(BC2238)년이다.
물길이 죽으니 갑오년에 아들 애친이 즉위하였다.
4세 번한 애친(愛親)
첫해가 甲午(BC2187)년이다.
애친이 죽으니 아들 도무가 즉위하였다.
5세 번한 도무(道茂)
도무가 죽으니 계해년에 아들 호갑이 즉위하였다.
6세 번한 호갑(虎甲) - 25년간 재위
첫해가 癸亥(BC2098)년이다.
丁丑(BC2084)년에 천왕께서 순시하사 송양(松壤)에 이르러 병을 얻어 붕어하셨다. 번한이 사람을 보내 문상하고 병사를 보내 경예하도록 했다.
호갑이 죽으니 단군 달문(達門) 기축(BC2072)년에 아들 오라가 즉위했다.
7세 번한 오라(烏羅) -57년간 재위
첫해가 己丑(BC2072)년이다.
갑신년에 하나라왕 소강이 사신을 보내 새해 인사를 올렸다.
오라가 죽으니 병술년에 아들 이조가 즉위했다.
8세 번한 이조(伊朝) -40년간 재위
첫해가 丙戌(BC2015)년이다.
이조가 죽으니 단군 아술(阿述) 병인(BC1975)년에 동생 거세가 즉위했다.
9세 번한 거세(居世) - 15년간 재위
첫해가 병인(BC1975)년이다.
거세가 죽고 신사년에 아들 자오사가 즉위했다.
10세 번한 자오사(慈烏斯) -14년간 재위
첫해가 辛巳(BC1960)년이다.
자오사가 죽으니 을미년에 아들 산신이 즉위했다.
11세 번한 산신(散神) - 53년간 재위
첫해가 乙未(BC1946)년이다.
산신이 죽으니 무자년에 아들 계전이 즉위했다.
12세 단구 계전(季佺) - 29년간 재위
첫해가 戊子(BC1893)년이다.
경인년 명을 받아 삼신의 단을 탕지산(湯池山)에 세우고 관리들의 집을 옮기게 하다. 탕지는 옛날의 안덕향(安德鄕)(9)이다.
계전이 죽고 정사년 아들 백전이 즉위했다.
9) 탕지산 안덕향 : 오늘날의 북경 서쪽 당산(唐山)으로 추정된다
13세 번한 백전(伯佺) - 38년간 재위
첫해가 丁巳(BC1864)년이다.
백전이 죽은 뒤 을미년에 다음 아우 중전이 즉위했다.
14세 번한 중전(仲佺) - 56년간 재위
첫해가 乙未(BC1826)년이다.
그가 죽자 신묘년에 아들 소전이 즉위했다.
15세 번한 소전(少佺) - 43년간 재위
첫해가 辛卯(BC1770)년이다.
갑오(BC1767)년에 장군 치운(蚩雲)을 파견하여 탕(湯)을 도와 걸(桀)을 치게 하였다. 을미년에 묵태(墨胎)를 파견하여 탕임금의 즉위를 축하했다.
소전이 죽고 갑술년에 아들 사엄이 즉위하였다.
16세 번한 사엄(沙奄)
첫해가 甲戌(BC1727)년이다.
그가 죽으니 동생 서한이 즉위했다.
17세 번한 서한(棲韓)
서한이 죽으니 정축년에 아들 물가가 즉위했다.
18세 번한 물가(勿駕) -4년간 재위
첫해가 丁丑(BC1664)년이다.
그가 죽은 뒤 신사년에 아들 막진이 즉위했다.
19세 번한 막진(莫眞) - 46년간 재위
첫해가 辛巳(BC1660)년이다.
막진이 죽으니 정묘년에 아들 진단이 즉위했다.
20세 번한 진단(震丹) - 6년간 재위
첫해가 丁卯(BC1614)년이다.
그가 죽으니 계유년에 아들 감정이 즉위했다.
21세 번한 감정(甘丁)
첫해가 癸酉(BC1608)년이다.
그가 죽은 뒤에는 아들 소밀이 즉위하였다.
22세 번한 소밀(蘇密)
계사년에 은(殷)나라가 조공을 바치지 않으므로 가서 북박(北 )(10)을 치게 하니 그 왕 하단갑(河亶甲)(11)이 이에 사죄하였다.
소밀이 죽자 아들 사두막이 즉위하였다.
10) 북박(北 ) : 은나라 북쪽 서울
11) 하단갑(河亶甲) : 은나라 제 12 대왕.
23세 번한 사두막(沙豆莫)
사두막이 죽으니 계부 갑비가 즉위했다.
24세 번한 갑비(甲飛)
갑비가 죽고 경신년에 아들 오립루가 즉위하였고,
25세 번한 오립루(烏立樓)
그가 죽자 아들 서시가 즉위했다.
26세 번한 서시(徐市)
그도 죽으니 무신년에 아들 안시가 즉위하였다.
27세 번한 안시(安市) - 41년간 재위
첫해가 戊申(BC1393)년이다.
그가 죽으니 아들 해모라가 즉위했다.
28세 번한 해모라(奚牟羅) - 19년간 재위
첫해가 己丑(BC1352)년이다.
해모라가 죽고 단군 소태(蘇台) 5(BC1333)년 우사(雨師) 소정을 번한(番韓)에 임명하였다.
29세 번한 소정(小丁)
첫해가 戊申(BC1333)년이다.
은나라왕 무정(武丁)(12)이 막 병사를 일으켜 치려하니 고등(高登)이 이를 듣고 상장 서여(西余)와 함께 이를 격파하고 추격하여 색도(索度)에 이르러 병사를 보내 불지르고 약탈한뒤 돌아왔다. 서여는 북박(北 )을 습격하여 격파하고 병사들을 탕지산(湯池山)에 주둔케 하더니 자객을 보내 소정을 죽이게 한 후, 무기와 갑옷들을 아울러 싣고 돌아왔다.
12) 무정(武丁) : 은 나라 제 22대왕
30세 번한 서우여(徐于餘)
단군 색불루(索弗婁)는 처음 삼한을 합치더니 나라의 제도를 크게 개혁하였다. 은나라왕 무정은 사신을 파견하여 조공을 약속하였다. 이보다 앞서 서우여를 폐하여 서인을 삼았더니 서우여는 몰래 좌원(坐原)에 돌아와 사냥군무리 수천인과 더불어 짜고 군대를 일으키니 개천령(蓋天齡)이 듣고 즉각 토벌하려 했으나 패하여 싸움터에서 죽고 말았다. 단제께서는 몸소 삼군을 이끌고 토벌하러 갔다. 이에 먼저 사람을 보내 서우여를 비왕에 봉할 것을 약속하시며 다시 설득하니 서우여가 이에 따르므로 단제께서는 서우여를 번한으로 삼으셨다.
병신년에 서우여가 죽고 정유년에 아락이 즉위하였다.
31세 번한 아락(阿洛) - 40년간 재위
첫해가 丁酉(BC1224)년이다.
정축년에 솔귀가 즉위하였다.
32세 번한 솔귀(率歸) - 47년간 재위
첫해가 丁丑(BC1184)년이다.
그가 죽으니 갑자년에 임나가 즉위하였다.
33세 번한 임나(任那) - 32년간 재위
첫해가 甲子(BC1137)년이다.
신미년에 천왕의 조서로써 천단을 동쪽 교외에 설치하고 삼신께 제사지냈다.
임나가 죽으니 병신년에 동생 노단이 즉위하였다.
34세 번한 노단(魯丹) - 13년간 재위
첫해가 丙申(BC1105)년이다.
북박이 쳐들어와 노략질하니 노일소(路日邵)를 보내 토벌하고 이를 평정케 하였다.
그가 죽으니 기유년에 아들 마밀이 즉위했다.
35세 번한 마밀(馬密) - 18년간 재위
첫해가 己酉(BC1092)년이다.
마밀이 죽으니 정묘년에 아들 모불이 즉위했다.
36세 번한 모불(牟弗) - 20년간 재위
첫해가 丁卯(BC1074)년이다.
을해년에 감성(監星)을 두었다.
모불이 죽으니 정해년에 아들 을나가 즉위하였다.
37세 번한 을나(乙奈) - 20년간 재위
첫해가 丁亥(BC1054)년이다.
갑오(BC1047)년에 주(周)나라 왕 하(瑕)가 사신을 보내 조공을 바쳤다.
을나가 죽으니 정묘년에 마휴가 즉위하였다.
38세 번한 마휴(摩休) - 2년간 재위
첫해가 丁卯(BC1014)년이다.
그가 죽자 기사년에 동생 등나가 즉위했다
39세 번한 등나(登那) - 29년간 재위
첫해가 己巳(BC1012)년이다.
이극회(李克會)가 말씀올려서 소련(少連),대련(大連)의 묘를 세워 삼년상의 제도를 정할 것을 청하니, 이에 따르다.
등나가 죽으니 무술년에 아들 해수가 즉위하였다.
40세 번한 해수(奚水) -41년간 재위
첫해가 戊戌(BC983)년이다.
임인년에 아들 물한(勿韓)을 파견하여 구월산에 가서 삼성묘에 제사지내게 하였으니 묘는 상춘(常春)의 이가성자(李家城子)에 있다.
해수가 죽으니 기묘년에 아들 오문루가 즉위하였다.
41세 번한 오문루(奧門婁) - 48년간 재위
첫해가 己卯(BC942)년이다.
그가 죽고, 정묘년 아들 누사가 즉위하였다.
42세 번한 누사(婁沙) - 28년간 재위
첫해가 丁卯(BC894)년이다.
무인년에 천자를 찾아 뵙고는, 태자 등올과 작은 아들인 등리가 별궁에서 한적하게 기거하고 있음에, 태자 형제들에게 노래를 바쳤다.
누사가 죽으니 을미년에 아들 이벌이 즉위하였다.
43세 번한 이벌(伊伐) - 26년간 재위
첫해가 乙未(BC866)년이다.
병신년에 한수 사람 왕문(王文)이 이두법(吏讀法)을 지어 바치니 천왕께서 좋다고 하시며 삼한에 모두 칙서를 내려 시행하였다.
기미년에 상장 고력(高力)을 파견, 회군과 합쳐 함께 주나라를 치게 하였다.
이벌이 죽으니 신유년에 아들 아륵이 섰다.
44세 번한 아륵(阿勒) - 4년간 재위
첫해가 辛酉(BC840)년이다.
을축년에 아들 마휴가 즉위하였다.
45세 번한 마휴(麻休) - 51년간 재위
첫해가 乙丑(BC836)년이다.
그가 죽은 뒤 병진년에 아들 다두가 즉위했다.
46세 번한 다두(多斗) - 33년간 재위
첫해가 병진(BC785)년이다.
그가 죽으니 기축년에 아들 내이가 즉위했다.
47세 번한 내이(奈伊) - 30년간 재위
첫해가 己丑(BC752)년이다.
그가 죽으니 기미년에 아들 차음이 즉위했다.
48세 번한 차음(次音) - 46년간 재위
첫해가 己未(BC722)년이다.
그가 죽으니 을사년에 아들 불리가 즉위했다.
49세 번한 불리(不理) -1년간 재위
첫해가 乙巳(BC676)년이다.
그도 죽으니 을사년에 아들 여을이 즉위했다.
50세 번한 여을(余乙) -29년간 재위
첫해가 乙巳(BC676)년이다.
그가 죽으니 갑술년에 엄루가 즉위했다.
51세 번한 엄루(奄婁)
첫해가 甲戌(BC647)년이다.
무인년, 흉노(凶奴)가 번한에 사신을 파견하여 천왕을 알현할 것을 청하여 신하로 봉함을 받고 공물을 바치고 돌아갔다.
엄루가 죽으니 아들 감위 즉위했다.
52세 번한 감위(甘尉)
그가 죽으니 무신년에 아들 술리가 즉위했다.
53세 번한 술리(述理) - 10년간 재위
첫해가 戊申(BC613)년이다.
그가 죽으니 무오년에 아들 아갑이 즉위하였다.
54세 번한 아갑(阿甲) - 15년간 재위
첫해가 戊午(BC603)년이다.
경오년에 천왕은 사신 고유선(高維先)를 파견하시어 먼저 한웅,치우,단군왕검의 삼조의 상을 나누어 주시더니 이를 관가에 모시게 하였다.
아갑이 죽고 계유년에 고태가 즉위했다.
55세 번한 고태(固台) - 14년간 재위
첫해가 癸酉(BC588)년이다.
그가 죽으니 아들 소태이가 즉위했다.
56세 번한 소태이(蘇台爾) - 18년간 재위
첫해가 丁亥(BC574)년이다.
그가 죽으니 을사년에 아들 마건이 즉위하였다.
57세 번한 마건(馬乾) - 11년간 재위
첫해가 乙巳(BC556)년이다.
그가 죽고 병진년에 천한이 즉위했다.
58세 번한 천한(天韓) - 10년가 재위
첫해가 丙辰(BC545)년이다.
그가 죽으니 병인년에 아들 노물이 즉위하였다.
59세 번한 노물(老勿) - 15년간 재위
첫해가 丙寅(BC535)년이다.
그가 죽으니 신사년에 아들 도을이 즉위했다.
60세 번한 도을(道乙) - 15년간 재위
첫해가 辛巳(BC520)년이다.
도을이 죽고 병신년에 아들 술휴가 즉위했다.
61세 번한 술휴(述休) - 34년간 재위
첫해가 丙申(BC505)년이다.
그가 죽자 경오년에 아들 사양이 즉위하였다.
62세 번한 사양(沙良) - 18년간 재위
첫해가 庚午(BC471)년이다.
무자년에 아들 지한이 즉위하였다.
63세 번한 지한(地韓) - 15년간 재위
첫해가 戊子(BC453)년이다.
지한이 죽고 계묘년에 아들 인한이 즉위하였다.
64세 번한 인한(人韓) - 38년간 재위
첫해가 癸卯(BC438)년이다.
그가 죽으니 신사년에 아들 서울이 즉위하였다.
65세 번한 서울(西蔚) - 25년간 재위
첫해가 辛巳(BC400)년이다.
그가 죽으니 병오년에 아들 가색이 즉위하였다.
66세 번한 가색(可索) - 34년간 재위
첫해가 丙午(BC375)년이다.
그가 죽자 경진년에 아들 해인이 즉위하였다.
67세 번한 해인(解仁) 일명 산한(山韓) -1년간 재위
庚辰(BC341)년 자객의 시해를 당했다.
신사년에 아들 수한이 즉위했다.
68세 번한 수한(水韓) - 17년간 재위
첫해가 辛巳(BC340)년이다.
임오년에 연(燕)나라 사람 배도가 쳐들어 와서 안촌홀(安寸忽)을 공격했다. 또 험독(險瀆)에서도 노략질하니 수유(須臾)의 사람 기후(箕 )가 자식과 자제들 5000인을 데리고 와 싸움을 도왔다. 이에 군세가 떨치기 시작하더니 곧 계성( 城)(13)의 남쪽에서도 싸우려하니, 연나라가 두려워하며 사신을 보내 사과하니 대신과 자제를 인질로 삼았다.
무술년에 수한이 죽었는데 후사가 없으니 이에 기후(箕 )가 명을 받아 군령을 대행하였다.
13) 계성( 城) : 계( )는 주(周)때의 나라 이름. 직예성(直隸省) 안에 있었다.
69세 번한 기후(箕 )
첫해가 戊戌(BC323)년이다. 연나라는 사신을 보내 이를 축하하였다. 연나라도 왕이라 칭하고 장차 쳐들어오려고 하였으니 기후도 역시 명을 받아 번조선(番朝鮮) 왕이라 칭하고 처음에는 번한성(14)에 머무르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기후가 죽자 아들 기욱이 즉위했다.
14) 번한성 : 백랑성(白狼城)과 같은 말이다.
요령성 능원(凌源)의 동남에 있는 객좌현(喀左縣) 대성자(大城子)가 번한의 백랑성이었다. 그 위에는 백산(白山) 이 있는데 번한 왕검성의 백산(白山)인 것이다. 후대에는 백록산(白鹿山)이라고도 하였다.
70세 번한 기욱(箕煜)
기욱이 죽고 신미년에 아들 기석이 즉위했다.
71세 번한 기석(箕釋) - 39년간 재위
첫해가 辛未(BC290)년이다. 각 주군에 명하여 어질고 지혜있는 자를 추천하게 하니 일시에 선택된 자가 270인이었다.
을유년 연나라가 사신을 파견하여 조공을 바쳤다.
기석이 죽고 경술년에 아들 기윤이 즉위하였다.
72세 번한 기윤(箕潤) - 19년간 재위
첫해가 庚戌(BC251)년이다.
그가 죽자 기사년에 아들 기비가 즉위하였다.
73세 번한 기비(箕丕) - 11년간 재위
첫해가 己巳(BC232)년이다. 처음 기비는 종실의 해모수와 몰래 약속하여 재위를 찬탈하려고 열심히 명령을 받들어 보좌했다. 해모수가 능히 대권을 쥐게 된 것은 생각컨대 기비 그 사람 때문일 것이다.
기비가 죽으니 아들 기준이 즉위했다.
74세 번한 기준(箕準) -28년간 재위
첫해가 庚辰(BC221)년이다.
丁未(BC194)년에 떠돌이 도적인 위만(衛滿)의 꼬임에 빠져 패하고 마침내 바다로 들어간 후 돌아오지 않았다.(15)
15) 기씨(箕氏) 번한의 후예 기준(箕準)도 위만에게 번한왕을 빼앗기자 [삼국지위지동이전]<한전(韓傳)>에서 마한(馬韓)에 들어가 왕이 되었다고 하였는데, 중국의 정겸(丁謙)은 조선 사신에게 듣고서 기준의 마한 땅을 금마(金馬)라고 한다고 기록하였다.
금마는 [삼국사기]<신라본기>에도 나오는데 고구려가 망한 후에 수임성(水臨城; 平安北道 鹽州?) 사람인 검모 잠(劍牟岑)이 궁모성(窮牟城; 平安北道 龜城郡 句牟城)으로부터 패강(淸川江) 남쪽에 이르러 당나라군을 죽이고, 서해안의 사야도(史冶島)에서 고구려의 왕자 안승(安勝)을 맞아들여서 한성(漢城)으로 모시고 후고구려(後 高句麗)의 왕으로 받들었다. 여기서 안승의 한성은 금마저(金馬渚) 마한의 한성이며 그 위치는 황해도 재령(載 寧) 장수산성(長壽山城)이다. 재령의 고구려 때 지명이 바로 한성(漢城), 한홀(漢忽)이었다고 [삼국사기지리지] 에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신라 문무왕은 안승을 고구려왕으로 책립하여 나라 서쪽 금마저(金馬渚)에 살 게 하였는데 바로 이 금마저가 기준이 살던 금마 마한에서 비롯된 것이다.
훗날 안승의 후예인 장군 대문(大文)이 신라에 반역하다가 토벌되고 금마저의 고구려인들을 신라 남쪽으로 옮겨서 다시 그 땅을 금마(金馬)라고 부르게 하였다는데 오늘날의 익산(益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