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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죽음의 길
 관리자    | 2010·01·30 15:18 | 조회 : 1,564

삶과 죽음의 길

                     자연문화회 신불사 한길 백공종사님


   우리 절 신불사 산신각 처마 밑에 커다란 벌집이 하나 만들어져 있어 산신각을 드나드는 손님들에게 여간 위협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중 몇 분이 벌에 쏘이기도 했지만 다행히 큰일 나는 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요즘 TV나 신문에 가끔 추석 성묫길에 벌초를 하다 목숨을 잃어버렸다는 소식을 보고 듣다 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금 벌집 안에는 수 백 마리의 애벌레들이 꽉 차있는 상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촌마을에서는 목숨 걸고 벌집을 떼어내 ‘애벌레가 살아있는 통 벌집 채로 가마솥에 삶아 그 물을 마시면 신경통이나 관절염 또는 정력에 좋다’하여 먹는 경우도 있고, 전문적으로 벌집을 떼어내 고가(高價)에 사고팔기도 한다.
그런데, 그러한 수 백 마리의 애벌레들의 죽고 사는 어려운 문제들이 바로 우리 눈앞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산신각에 올라가는 길을 막아버릴 수도 없고 해서 할 수 없이 어느 날 저녁을 먹고 경배시간에 천궁에서 모든 식구들이 모여 의논하기로 하였다.
이 얘기 저 얘기 끝에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이, ‘보아하니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모든 애벌레들이 새끼벌이 되어 모두 떠날 것 같다. 그 때까지 참고 있다가 내년에는 집을 못 짓게 빈 벌집을 떼어내 장식용으로 쓰든가 처분하기로 하고 혹시 그 동안이라도 벌에 쏘여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은 하늘에 맡겨 버리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을 다 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새끼들을 보호하는 입장에서 본능적으로 의심스러운 사람들에게 쏠 수도 있지만 굳이 애써 해코지만 하지 않는다면 뭐 그리 큰 문제가 있겠는가? 어쩌면 한 번도 쏘이는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하고 안심하며, ‘우리 기도나 열심히 하자’하고 끝났다.
천만다행히 새끼 벌들이 다 떠나기 전까지 어느 누구하나 벌에 쏘이는 일 없이 무사히 넘어 갔다.
이런 일들을 겪으면서 지난 날 내 어렸을 때의 일이 문득 생각났다. 나는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엄마의 품 안에서 놀다 다시 등에 업히고 그리고 엄마 손에 이끌려 걸어 다닐 때까지 열심히 교회를 쫓아 다녔다. 어쩌면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나의 유년시절, 소년시절 그리고 사춘기를 지나면서까지 나의 신앙생활은 내 모든 것을 덮어 버렸고, 신나는 학교생활과 교회생활 뿐이었다.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 때 쯤 이었을 것이다. 사람과 모든 생명들은 죽고 난 뒤 영혼은 육체를 떠나 하늘로 올라가 대기하고 있다가 심판을 받고 예수 안 믿고 나쁜 일 많이 한 사람들은 지옥에 떨어지고, 교회 잘 다녀 착한 일 많이 하면 천당 간다는 얘기들을 수 없이 듣고, 어찌나 궁금했던지 내 딴에는 그걸 확인해본다고 개미나 매미, 땅강아지, 지렁이 하물며 쥐까지 산 채로 잡아 순간적으로 발로 밟거나, 손으로 누르고 돌로 쳐 죽여 그 순간 영혼이 떠나는 걸 지켜본다고 엉뚱한 짓을 했던 웃지 못 할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수 십 년이 지난 내 모습은, 여든이 넘으신 내 어머니는 아직까지 죽어라하고 기도원과 교회를 아주 열심히 잘 다니시는 건강한 할머니가 되셨으며, 내 동생은 목사가 되어 있고, 예수님의 말씀을 잘못 전달하고 있는 기독교 단체들과 나는 너무나 껄끄러운 사이가 되어 버렸다.
또한 난 영혼이 육신을 떠나는 것을 보기도 하고, 안 보기도 하고, 못 보기도 하고, 하늘에서 심판받고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보기도 하고, 안 보기도 하고, 못 보기도 하고, 천당에 들어가는 것을 보기도 하고, 안 보기도 하고, 못 보기도 하는 멍청이가 되어버렸다.
흔히들 생각깨나 하는 분들이 진리의 한 부분을 표현하면서 동전의 앞뒤니, 손등과 손바닥, 그리고 달과 손가락을 비유하며 많이들 거들먹거린다.
사실 삶과 죽음은 따로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별개(別個)일 뿐이지 별개라는 것은 높고 낮음, 안과 밖, 밝음과 어둠이 끊임없이 벗었다 입었다 반복해서 돌고 돌아가는 것이다.
별개의 원 뜻은 별것이면서 별것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우리들 몸 안에서는 삶과 죽음이 계속해서 나투어지고, 우리들의 의식 안에서도 역시 똑같이 이어져 지탱해 가는 것이 순리이다.
삶 없는 죽음이 있을 수 없고, 죽음 없는 삶 또한 있을 수 없다는 것은 삶과 죽음은 이름일 뿐이지 삶 자체가 죽음이고 죽음 자체가 삶인 것이다.
그러나 현실로 드러난 모든 것은 없지 아니할 수가 없는 것이다.
누구에겐가 씌워진 두터운 굴레를 벗고, 내 스스로 끊임없이 만들어 놓은 멍에를 확 벗겨 버리고 발가벗고 살자.
  원래 우리는 벌거벗고 나왔지 않은가? 벌거벗은 것과 발가벗은 것은 그 의미가 다르다.
벌거벗은 것은 몸뚱아리만 얘기하는 것이고, 발가벗은 것은 몸과 마음에 묻은 때 덩어리인 아상(我相)을 통째로 갈아엎어 버리는 것이다. 갈아 엎어버린 그 밭 위에 새로운 씨앗을 심기위해....
그 씨앗이 어디에 있을까?
그 씨앗은 바로 여기에 있다.
바로 그 때, 바로 그 앞에.
실체가 없는 텅텅 비어 있는 게 공(空)이라 하지만, 실체가 있어 먹고 먹어치우는 것도 공(空)이다.
꽃 피우고 새 울고 바람 불어
이 좋은 날 하루 세끼 밥 먹고
목숨 붙어
살아  있으면 그만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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