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무신궁
제주무신궁에는 제주의 당신 사진과 진성기님께서 직접 지으신 제주방언으로 된 시가 함께 수록되어 있는 우리나라 천제문화를 연구할 수 있는 귀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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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무신궁"(巫神宮)이란 무속사회에서 신앙의 대상으로 받들어 모시어지고 있는 무신, 곧 당신(堂神)들이 진좌하고 있는 궁전을 말한다. 제주도의 무신은 각 마을의 당(堂)에, 신앙민에, 의하여 받들어 모시어지고 있으며 그 당신은 신앙민의 사회와도 같이 한 마을 또는 여러 동네 신앙민을 맡아 그 맡은 마을 사람들의 길흉과 생로병사를 보살핀다고 생각되어져 왔다. 그러나 이 제주도의 무신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경우가 있다면 그 곳은 어딜까. 곧 "무신궁"이란 제주도 당신들의 모임이 되는 곳이요, 제주도의 당신들이 한 자리에 진좌할 수 있는 유일한 성스러운 곳이라 할 만하다.
우리는 바다 속에 용신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 용신이 진좌하고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곳을 "용궁"이라고 부르고 있거니와, 그와 같은 발상이 당신에게 적용되는 현상이라 하겠다. 따라서 이 "무신궁"은 제주도 무속신앙에 있어서는 다시 없이 성스러운 무속문화의 궁전이라 하겠다. 이 "무신궁"에는 "무신상"(巫神像)이 진좌하고 있는 것이다.
"무신상"이란 무당이 섬기는 신의 형상을 말하는 것이므로 이는 조소(彫塑)에 의한 목상(木像), 석상(石像)이 있고, 그림으로 그려진 무신도(巫神圖)에서도 그 신상은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의 "무신상"이란 제주도 무속사회에서 신격(神格)으로 섬겨 온 전통적인 석상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무신상은 일반적인 석상이나 초상화와는 달리 종교적인 신성성을 지닐 뿐만 아니라 우리 조상의 무속문화의 참 모습을 찾아볼 수 있게 한다.
그러므로 무신상은 불교에 있어서의 불상이나 기독교에 있어서의 그리스도상과 마찬가지로 무속신앙에 있어서의 특정한 무신의 용모를 사실적으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신성한 초상이라는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이렇듯 무신상은 그 신의 실재적 신체(神體)를 표현한 조소이기 때문에 무당이나 신앙민들, 그리고 그 신상을 대하는 사람들은 그 신상 앞에서는 엄숙하고 경건한 몸가짐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제주도무속의 본풀이(무속신화)를 캐어 모으면서 본풀이 속의 주인공인 그 신들의 활동상을 마음속에 그려 보며 매우 감동한 바 있다. 마을마다의 신당(神堂)을 찾고 거기에 신앙의 대상인 신체(神體)를 확인하고 그 앞에서 그 신의 모습을 하나 하나 빼놓지 않고 기록으로 사진으로, 아니면 그림으로 그려나가면서 느껴져 온 바는 역시 피카소의 예술세계를 보는 것 이상의 깊은 감동을 받게 되었다. 여기에 나는 그러한 신상을 하나하나 재현해서 "무신궁"(巫神宮)을 차려놓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도록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어 오랫동안 이 일에 고민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오랜 세월 무당의 의견도 많이 참작해 가면서 이 일에 손을 대었었다.
신상(神像)은 본디 나무나 산, 바다, 바람, 비, 구름, 바위 등등 자연 모습에 부여된 신격의 형상이었겠는데, 차츰 그 형상이 인격에 투영되면서 정형화되었다고 보아진다. 그것은 어쩌면 불교의 석가모니가 40여개(?)의 부분적인 모습 설명에서 모아진 부처님의 모습과도 같은 예가 될 것이다.
여기 「제주무신궁」(濟州巫神宮)에 모시어진 143기의 신상은 제주도 자연부락 499 동네의 신상 가운데서도 특징 있는 신상으로 선정된 것이라 할 만하며, 그 근거는 제주도무가본풀이(졸저 「제주도무가본풀이사전」)에 따랐다. 앞으로 힘이 미치는 대로 나머지 신격에 대해서도 다시 찾아 훌륭한 당신상(堂神像)을 볼 수 있는 "무신궁"으로 가꾸어서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큰 구실을 다 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이와 같이 당신상을 조소하고 한 자리에 모시는 의의는 우리 조상 대대로 내려오면서 신앙해 온 당신(堂神), 곧 우리의 생활에 행복을 가져다준다고 믿어 온 우리 조상 사회의 종교적 신앙의 대상인 신격(神格)을 보다 친근하게 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데 있는 것이다.
출처 : 멀티미디어 제주민속관광대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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