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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 역사편 "우리들의 먼 옛일"

조선옛일(朝鮮古史) / 제20대~제29대 천황


제이십대 천황 고홀 (재위 사십삼년)

원년에 맏태자 소태를 황태자로 봉하다. 은나라 사절이 내조하거늘 사신을 보내어 회사하다.
재위 사년에 북방 흉노족이 변방에서 난을 일으키고 은나라 지역에서 도적질을 하는고로 군사를 보내어 토평하다.
이로부터 간간이 변방을 시끄럽게 하여 제후의 병사들은 쉴 사이가 없었다.
이로인하여 제후들간에 이해가 엇갈리고 반목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므로 세상이 시끄러워지기 시작하였다.
제위 십일년 가을에 하얀 해가 무지개를 꿰뚫었다.
제위 이십팔년에 천황께서 서남녘 땅을 둘러보시고 은나라 도읍에 이르러 한달이 넘도록 천하대사를 의론하지고 돌아오시다.
재위 삼십육년에 동북지역을 크게 열어 문물을 베푸시고 동해의 백성들과 생활을 서로 통하도록 명하시다. 영고탑을 수축하고 별궁을 지으시다.
재위 사십년에 화공을 을홀이 천하지도를 만들어 올리다.
재위 사십삼년에 고홀 천황께서 돌아기시니 황태자 소태가 뒤를 이었다.


제이십일대 천황 소태 (재위 오십이년)

원년에 맏태자 색불루를 황태자로 봉하고 상유덕을 태자 태부로 삼다.
은나라 왕 소을이 사신을 보내어 공물을 바치다.
재위 삼년에 공신 여심을 창해후로 봉하여 외세를 경계토록 하다.
재위 십삼년에 창해후 여심이 인적이라는 힘센 사람천황께 천거하여 수변장을 삼았는데 키가 구척이나 되고 힘은 천명의 젊은이를 능가하였으며, 그 음성은 우뢰와 같고 그 인상은 어찌나 무서웠던지 그가 수변자으로 있던 동안 천하가 조용하였다.
재위 사십칠년에 은나라 왕 무정이 귀방을 치고 다시 대군을 이끌고 변방을 침략하였으나 색도와 영지 등 변방국들이 힘을 합하여 대적하니 은나라가 크게 패하여 화의를 청하고 공물을 바치다.
재위 사십구년에 개사원의 욕살 고등이 귀방을 습격하였다.
일군국과 양운국이 사신을 보내어 조공을 바치다.
고둥이 귀방과 중병을 장악하고 서북지방을 경략하니 세력이 심히 강성하였다. 고등은 황실에 사람을 보내어 우현왕이 될 것을 청하였으나 천황께서 꺼려하시다가 간절히 주창하므로 허락하여 이름을 두막루라 명하시다.
재위 오십일년 천황께서 아우 홀나를 회을왕에 봉하다.
재위 오십이년에 소태천황께서 돌아가시니 황태자 색불루가 뒤를 이었다.


제이십이대 천황 색불루 (재위 사십팔년)

원년에 맏태자 아홀을 황태자로 봉하다.
재위 육년에 육우가 아뢰기를 '아사달은 천년 도읍의 땅이라, 대운이 이제 다 하였고 영고탑은 천기가 서려 있으니 도읍을 영고탑으로 옮기도록 하소서' 천황께서 들으시고 육우에게 명하여 동북지역을 크게 열고 백성들에게 물자를 베풀라 하시다.
재위 십년에 시월에 누런 안개가 끼다.

재위 십일년에 천황께서 꿈에 한배검님의 가르침을 받아 정치를 새롭게 하고자 한배검님 모신 개천궁 뜰에게 큰나무를 세우도록 명하시고 북을 삼칠일 달고 기약하는데 각각 나이를 따라 북을 치고 계책을 말하였다. 이것이 아홉 가지 맹세하는 모임이 되어 모일 때마다 맹세하는 글이 있었다.
아홉 맹세는 초배를 하고 무리에게 맹세하기를
"힘쓸지어다. 너희는 가정에서 효도하여라. 가정에는 부모와 처자가 있으니 부모님께는 지극한 마음으로 정성껏 공경하고 정을 두텁게 하여라. 조상님에게 정성으로 제사를 받들어 근본에 보답하여라. 공경스럽게 손님을 접대하여 이웃과 화목하여라. 형제와 자녀를 잘 가르쳐서 후륭한 인재를 양성하여라. 모두가 인륜 교화의 바탕이니라. 이것이 효도이며, 사랑이며, 순리이며, 예의이니라. 감히 수행하지 아니할 것인가." 하시니 무리가 다같이 소리내어 "예, 그렇게 하겠나이다. 하지 않는 자는 쫓아버리겠나이다."
재배하고 맹세하기를
"힘쓸지어다. 너희는 형제간에 정을 두텁게 하여라. 형제는 부모의 나뉘어진 바이니라. 형이 좋아하는 바는 동생이 좋아하는 바요, 동생이 좋아하지 않는 바는 형이 좋아하지 않는 바이니라. 물질을 좋아하고 좋아하지 않는 것은 너와 내가 같은 것이니라. 몸이 물질에 미치면 친함이 멀어지게 되나니, 이와 같은 도를 조국에 옮기면 조국은 일어나게 될 것이요, 천하에 옮기면 천하가 가히 감화될 것이니라. 이것이 벗이며, 화목함이며, 어짊이며, 용서함이니라. 감히 수행하지 아니할 것인가."
하시니 무리가 다같이 소리내어 "예. 그렇게 하겠나이다. 하지 않는 자는 꽃아버리겠나이다."
삼배하고 맹세하기를
"힘쓸지어다. 너희는 스승과 벗을 믿으라. 스승과 벗은도와 법이 서 있는 곳이니라. 덕과 의를 서로 닦고 잘못을 서로 깨우쳐 학문을 수립하고 사업을 성취하는 것은 모두가 스승과 벗의 힘이니라. 이것이 믿음이며, 참됨이며, 저성이며, 부지런함이니라. 감히 수행하지 아니할 것인가."
하시니 무리가 다같이 소리내어 "예. 그렇게 하겠나이다. 하지 않는 자는 쫓아버리겠나이다."
사배하고 맹세하기를
"힘쓸지어다. 너희는 나라에 충성하여라. 나라는 선황께서 세우신 것이니라. 지금 백성이 사는 곳이다. 나라의 정치를 새롭게 하고 나라의 부강을 증진시켜 나라의 영토를 수호하며 나라의 권세를 크게 펴므로써 나라의 세력을 튼튼히 하여 역사를 빛내는 것은 모두가 나라의 장래이니라. 이것이 충성이며, 올바름이며, 절개이며, 기운이니라. 감히 수행하지 아니할 것인가."
하시니 무리가 다같이 소리내어 "예. 그렇게 하겠나이다. 하지 않는 자는 쫓아버리겠나이다."
오배하고 맹세하기를
"힘쓸지어다. 너희는 모든 무리에게 공손히 하여라. 모든 무리는 신불천황님의 백성이며 우리와 더불어 세 가지의 참을 같이 받은 사람이니라. 성품의 주체가 되는 바이니라. 나라의 힘이 메어 있는 곳이니라. 위에서 불손하면 아래가 떠나고 오른쪽이 불손하면 왼쪽이 떨어져 나가고 앞이 불손하면 뒤가 물러나고 아래가 불손하면 위에서 싫어하고 왼쪽이 불손하면 오른쪽이 떨어지고 뒤가 불손하면 앞이 멀어지게 되느니라. 지금 겸손하여 서로 양보하며 존중하고 화합하여 힘을 한데 뭉치면 밖에서 업신여기기를 가히 그칠 것이며, 안으로 다스림이 가히 닦일 것이니라. 이것이 겸손함이며, 사양함이며, 공손함이며, 삼감이니라. 감히 수행하지 아니할 것인가."
하시니 무리가 다같이 소리내어 "예. 그렇게 하겠나이다. 하지 않는 자는 쫓아버리겠나이다."
육배하고 맹세하기를
"힘쓸지어다. 너희는 정치상의 일을 분명하게 알아야 하느니라. 정치상의 일은 잘 다스리냐 어지러워지느냐가 달린 바이니라. 풍백의 약속을 세운 것과 우사의 정치를 벺훈 것과 운사의 형벌을 행한 것은 각각 직권이 따로 있으니 서로 경계를 넘어 침범하지 못하느니라. 지금 지식과 견무는 뛰어나게 수준이 높고 말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널리 수렴하고 기술과 에능을 연마하고 경험을 쌓아두면 나라 일이 가히 균등하게 될 것이며ㅑ, 백성에 관한 일들이 잘 풀릴 것이니라. 이것이 밝음이며, 지식이며, 능숙함이며, 드러남이니라. 감히 수행하지 아니할 것인가."
하시니 무리가 다같이 소리내어 "예. 그렇게 하겠나이다. 하지 않는 자는 쫓아버리겠나이다."
칠배하고 맹세하기를
"힘쓸지어다. 너희는 전쟁터에서 용감하여라 전쟁터는 사느냐 죽느냐가 결정되는 곳이니라. 나라가 망하면 임금과 아비는 떨어져 나무 형상이 되고 주인이 서지 못하면 처자는 몰락하여 노예가 되느니라. 사물에 응하고 접함이 우리의 도가 아닌 것이 없으며 세대를 이어 교를 전하는 것도 또한 우리의 도가 아닌 것이 없느니라. 나라없이 태어나서 주인없이 사는 것이 어찌 나라 있어죽고 주인 있어 마치는 것과 같을 것인가. 지금 나를 분명히 버리는 희생의 풍습이 있으니 규제하는 것이 고요하고 엄숙하여서 착한 무리가 스스로 다스려 상과 벌이 반드시 바르고 공평하여야 하느니라. 남과 내가 서로 올바른 믿음으로 구제하고 많은 사람을 길러내면 능히 천만인의 복이 될것이니라. 이것이 용감함이며, 담력이며, 굳셈이며, 호협함이니라. 감히 수행하지 아니할 것인가."
하시니 무리가 다같이 소리내어 "예. 그렇게 하겠나이다. 하지 않는 자는 쫓아버리겠나이다."
팔배하고 맹세하기를
"힘쓸지어다. 너희는 몸을 청렴하게 가져라. 청렴하지 못한 일을 하면 양심은 스스로 몽매하여지고 능히 청렴하게 일을 하면 신명이 스스로 통하느니라. 사사로운 이익에 치우쳐 즐기면 반드시 중풍을 앓고 자기만을 좋게 하여 긊지를 가지면 반드시 부패하고 시끄럽게 떠버리면 스스로 해로울 뿐만 아니라 남도 해롭게 하고 무기력하게 고지식하면 서로 쌓여 나쁜 일에 빠지므로 구할 수가 없느니라. 이것이 청렴함이며, 곧음이며, 깨끗함이며, 맑음이니라. 감히 수행하지 아니할 것인가."
하시니 무리가 다같이 소리내어 "예. 그렇게 하겠나이다. 하지 않는 자는 쫓아버리겠나이다."
구배하고 맹세하기를
"힘쓸지어다. 하는 일에 임해서는 올발라야 하느니라. 사람이 일을 찾아 취업하는 데는 반드시 책임이 있느니라. 올바르지 못한 것이 하나가 있으면 일이 잘못되어 스스로 목숨을 끓는 것과 같은 것은 틀림이 없으니 업신여기어 농짓꺼리나 하고 무너뜨릴 것이니라. 만약 정의가 있어 일하여 먹고 살면 신용을 얻어 누가 감히 능멸하여 침범하여 빼앗을 것인가. 올바름이란 무리의 힘이 일어나는 곳이니라. 바른 기운이 솟아나서 몸의 아홉 구멍에 감추어 둔 것을 밝혀내어 천지에 가늑하게 하는 것이니라. 이것이 바름이며, 옳음이며, 공평함이며, 이치이니라.감히 수행하지 아니할 것인가."
무리가 다함께 소리내어 "예. 그렇게 하겠나이다. 하지 않는 자는 쫓아 버리겠나이다."하였다.

이로부터 세속에는 순박하고 후덕함을 숭상하였으며 전투에는 용감하고 공익에는 근면하며 공적인 일에는 민첩하였고 은덕에는 명철하여 착한 일을 권하고 잘못이나 허물을 규제하니 스스로 예의를 이루어 자비로운 풍속이 삼신과 하나되어 순종하게 되었다.

재위 삼십육년에 역적 신독이 병사를 일으켜 세력을 구축하고 제후로 봉할 것을 승인받으려고 황성을 침범하거늘, 천황게서 영고탑으로 피신하시다. 이때부터 영고탑에 백성들이 옮겨와서 동북방의 큰 도화지를 이루었다.
청아왕 기가 황궁을 지키면서 색불루천황의 명을 받아 관군민을 통솔하여 신독의 난을 토평하다. 이로부터 기는 섭위 치정이라는 대의로써 강건한 문무백관만을 거느리고 천황의 대권을 대행하다.
제후들의 엇갈린 이해 관계 등으로 세상은 점점 어지러워지기 시작하였고 황실이 안정되지 아니한고로 제후치정하에 선량한 백성들은 날이 갈수록 생활이 곤궁해지고 우매한 난민의 행패는 선민의 질서를 파괴하고 있었다.
불안했던 황실은 마침내 천황계열과 청아왕 기의 계열로 내분이 일기 시작하였고 각 지역의 제후들은 혼란한 틈을 타서 무사안일 위주의 행락생활에 빠져들어 난민치정에는 힘이 미치지 못하였다. 청아왕 기는 시대의 사명을 강조하며 중흥국책을 도모하였다.

재위 사십육년 천황께서 영고탑에 머무르며 환궁하지 못한 채 세상은 날로 악화되어가므로 위험을 무릅쓰고 환궁을 강행하였다. 그러나 사방에서 도적떼가 이렁나고 해괴한 소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므로 백성들은 물안에 떨고 있었다.

재위 사십팔년 봄에 청아왕 기가 천황을 모시고 지휘하여 문무백관을 모아 회의를 열었다. 상단 오른편에 색불루천황께서 걸터 앉으시고 왼편에는 청아왕 기가 정좌하고 상단 앞 오른편에 황태자 아홀이 정좌하고 왼편에는 기의 아들이 정좌하고 왼편에는 기의 아들 서여가 정좌하고 상단 앞 윗자리 왼편에 국태사가 서서 회의를 진행하였고 단 아래는 문무백관이 나란히 서 있었다.
이어 국태사의 개회사로부터 회의가 시작되었다. 천황께서 제주가 되어 태백을 향해 제천의식을 거행하니 때에 하늘이 주시함인지 화창하던 봄날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음산한 바람이 대지에 순간 몰아치고 하늘은 다시 밝게 개였다. 이때에 태백산 꼭대기 하늘에 흰구름이 동서로 줄을 그은 듯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색불루천황께서 하늘을 우러러 보시고는
"태백산을 중심으로 남북을 경계하여 남방을 청아왕이 다스리도록 하라."
명하시다. '이로 인하여 장차 왕자 서여가 기자조선의 시조가 된다' 정사 전반에 걸쳐 의론하고 회의를 마치다.
이 해 여름에 색불루 천황께서 돌아기시니 황태자 아홀이 뒤를 이었다.


제이십삼대 천황 아홀 (재위 칠십육년)

원년에 맏태자 연나를 황태자로 봉하고 오한을 태자태자부로 삼다. 천황의 숙보 고불가에게 명하여 낙랑을 다스리게 하시고 웅갈손을 보내어 남국 군사와 함께 남쪽 지역을 정벌하도록 명하시었다.
은나라 접경에 여섯 읍을 두었더니 서로 다투어 혼란하므로 군사를 보내 폐지시키다. 칠월에 역적 신독을 잡아죽이고 포로들을 풀어 주었다.
재위 이년에 남국군사의 금달이 청구군사와 구려군사를 주개에서 만나 몽고리군사와 힘을 합하여 가는 곳마다 은나라 성책을 부수고 오지까지 들어가 회대땅을 평정하고 포고씨는 엄에 영고씨는 서에 반고씨는 회에 각각 봉하다. 은나라 사람들은 겁을 먹고 감히 가까이 못하더라.

재위 사년에 은나라 사절이 내조하다.
재위 오년에 중신회의를 열고 영고탑으로 도읍 옮기는 일을 토의하였으니 일단 보류되다.
재위 십이년에 돌궐 사절이 내조하니 후하게 대접하다.
재위 십구년에 신독의 아들이 내침하거늘 아덕을 보내 토주하다.
재위 이십오년에 송화강가의 모든 공창을 점검하고 수리하다.
재위 삽십이년에 곤관학교를 설립하고 병학을 가르치다.
재위 오십오년에 천황께서 친히 영고탑을 둘러보시고 전전법을 가르치시다.
재위 육십일년에 영고탑을 중수하다.
재위 칠십년에 크게 가뭄이 들어 태창의 국식을 풀어 백성을 긊휼하다.
재위 칠십오년에 현명한 재상 아덕이 보좌하여 나라가 평안하다.


제이십사대 천황 연나 (재위 팔십팔년)

원년에 맏태자 추노를 황태자로 봉하다.
재위 이년에 천황께서 영고탑을 둘러 보시다.
재위 삽십칠년에 청아왕 기의 아들 서여가 사절을 보내어 내조하다.
재위 삼십구년에 영고탑으로 도읍을 옮기다. 아사달에 도읍을 정하고 개국한 지 일천이백사십사년 만에 천도하다. 때에 서여가 번한 땅 평양 왕검성에 도읍을 정하고 황실로부터 독립하여 나라를 세우고 자신을 천자라 칭하며 나라 이름을 조선이라 하다.
재위 사십사년에 천황께서 말씀하시기를
"군주가 백성이 없으면 누구를 다스리며 백성이 군주없으면 누구를 받들어 모시리요, 백성은 나라의 기본이요, 군주는 나라의 주축이니 기본이 없으면 주축이 소용없고 주축이 없으면 기본이 의지할 바가 없는지라. 오직 군신과 백성이 한마음 한몸이 되어야 완전한 나라를 이룩할 수 있을지니 나와 너와 신하와 백성이 마땅히 함께 힘써 맡은 바 소임을 다하라."하시다.
재위 사십육년에 크게 풍년이 들어 노인은 노래하고 아이는 손뼉치며 뛰어 놀았다.

재위 사십칠년에 천황께서 수두에 납시어 간신과 충신의 구분을 물으시니 삼랑 홍운성이 나아가 답하여 아뢰기를 "이치를 따라 굴하지 않는 자는 충신이요, 위험을 겁내어 굽신거리고 따르는 자는 간신이옵니다. 군주는 근원이요, 신하는 흐름이니 근원이 흐리면 맑은 흐름을 찾을 수 없사오니 군주가 어진 연후라야 충신이 따르옵니다."
천황께서 들으시고 '옳다'하시다.
재위 사십팔년에 천황께서 홍운성을 조용히 불러 묻기를 "어떻게 하면 나라의 운이 오래도록 길하겠는고."
홍운성이 답하여 아뢰기를 "비록 천하를 얻더라도 어짊과 의로움을 닦아 지니지 못하면 국운이 오래갈 수 없사오며 만일 그릇됨을 좋아하고 거짓을 행하면 국운이 얼마 못 가는고로 천하를 다스림은 혹 역모해서 얻은 나라라 할지라도 성사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순리대로 해야 할 것이온대 하물며 세습으로 나라를 다스리려 하는 군주가 어디 있겠나이까."
천황께서 들으시고 기뻐하시더라.

재위 오십사년 기자조선의 사절이 내조하다.
재위 오십팔년에 누런 학이 동산 소나무에 깃들이다.
재위 오십구년에 풍년이 들어 한줄기에 이삭 다섯 개 달린 조가 있더라.
재위 육십일년에 조윤국을 수상으로 삼고 김나덕을 상장으로 삼다.
재위 육십칠년에 천황께서 조윤국에 묻기를 "어찌하면 유늘한 신하가 되며 어찌하면 충신이 되는고."
조윤국이 답하여 아뢰기를 "군신이 한마음으로 협의해서 치민치국하여 복락을 같이 누리면 이는 유능한 신하요, 군신의 체면을 불구하고 조정에서 주장하며 자기 목 베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나라만을 생각하는 자는 충신이옵니다. 사람이 자기 모습을 보려면 거울을 사용하고 군주가 자신의 과실을 알고자 하면 반드시 유능한 신하를 가까이 하여야 하나이다. 어진 군주가 있은 다음에 유능한 신하가 있고 밝은 군주가 있은 다음에 충신이 있나이다."
천황께서 들으시고 '옳다' 하시다.
재위 팔십팔년에 솔나천황께서 돌아가시니 황태자 추노가 뒤를 이었다.


제이십육대 천황 추노 (재위 육십오년)

원년에 맏태자 두밀을 황태자로 봉하고, 자운을 태자 태부로 삼다.
칠월에 백악산 계곡에서 이백여 마리나 되는 흰사슴이 떼를 지어 놀았다.
재위 이년에 강수문이 아뢰기를 "옛날에 팽오는 산을 파고 물을 다스리기 위한 일에 백성들의 원성이 없었음은 사람들로 하여금 일을 공평하게 공동으로 하게 함이오며 천황폐하께서 궁궐을 짓는데 백성들의 원성이 많음은 사사로움에 치우쳐 사람을 불공평하게 대하며 자기 이익만을 생각하는데 있나이다. 군주가 사람을 해하고 자기를 이롭게 하는 마음이 있다면 이는 아름다워진다는 구실을 들어 몸을 쪼개어 간직함과 같은 것이옵니다. 어진 군주는 백성을 이롭게 하고 자신의 이익을 취하지 않으며 어리석은 군주는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하여 백성들을 해롭게 하나이다. 백성을 이롭게 하면서 늘 귀를 기울이면 백성들의 소리를 듣지 못할 바가 없고 자신의 유익함을 위하며 치우치면 가까이에서 하는 말도 듣지 못하게 되오니 어찌 먼데 소리가 들리오리까.
어진 군주는 묻기를 좋아하며 가까이에서 하는 말을 살피기 좋아하며 백성의 유익함을 늘 생각하며 자신의 이로움을 찾지 아니하므로 간신의 무리가 접근하지 못하며 현명한 신하가 끊이지 않게 될 것이오니 천황폐하께오서는 부디 천하를 평안하게 하소서."
천황께서 들으시고 '옳다.' 하시다.

재위 사년에 천황께서 니사금에 묻기를 "음악에도 흥망의 곡조가 있는고."
니사금 답하여 아뢰기를 "음악은 옛적 성군과 명왕이 교화의 방편으로 삼았사오니 음악은 능히 사람을 감동시키는고로 기쁘고 즐거운 자가 들으면 기뻐하고 슬프고 근심있는 자가 들으면 슬퍼하는 것이니, 기쁘고 슬픈 것이 사람의 마음에 있는 것이지 음악에 있는 것은 아니오나 음악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므로 나라가 흥하려면 즐거운 곡조가 나오고 나라가 망하려면 슬픈 곡조가 나오는 것인즉 나라의 흥망성쇠가 백성의 마음을 움직이는데 달려 있사옵니다."하였다.
재위 팔년에 군신이 모두 입조하거늘 천황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대들이 백성의 마음을 잘 관찰하지 않으면 큰 화가 될 것이니 모든 일에 주의하도록 하라' 하시다.

재위 십오년에 오승원이 아뢰기를 "편한 백성은 교만하고 행동이 방자해지며 교만하고 방자해지면 교화시키나 화하지 아니하고 어려움을 겪은 백성은 고통을 근심하며 고통을 근심하는 백성을 쉽게 교화되는 것이니, 비유컨대 배고픈 자에게는 음식이 달고 배 부른 자에게는 단음식이 없는고로 이제 이 나라의 평안함이 오래되어 백성이 교만하고 방자해지기 시작하여 교화하기가 매우 어렵사오니 천황폐하께서오서는 민정을 잘 살피시어 교만하고 방자한 풍속을 금하도록 하소서."
천황께서 들으시고 이에 대한 조치를 명하시다.
재위 이십년에 기자조선에서 사절이 입조하다.
재위 이십 팔년에 달단추장이 입조하다.
재위 삼십구년에 의학원을 세워서 국민에게 의학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다.
재위 오십팔년에 위문국이 정치론 이십사권을 저술하여 올리다.
재위 육십오년에 추노천황께서 돌아가시니 황태자 두밀이 뒤를 이었다.


제이십칠대 천황 두밀 (재위 이십육년)

원년에 맏태자 해모를 황태자로 봉하고, 황극명을 태자 태부로 삼고 한진거를 수상으로 삼고, 김일황을 상장으로 삼다.
천해의 물이 넘쳐 사아란산이 무너졌다.
수밀이국과 양운국과 구다천국에서 사신을 보내 방물을 바치다.
재위 팔년에 가뭄 끝에 큰비가 내려 백성들의 수확이 없으므로 태창을 풀어 곡물을 백성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도록 명하시다.
재위 이십육년에 두밀천황께서 돌아가시니 황태자 해모가 뒤를 이었다.


제이십팔대 천황 해모 (재위 이십팔년)

원년에 맏태자 마휴를 황태자로 봉하고 황노명을 태자 태부로 삼다.
천황게서 병환이 나서 백의동자로 하여금 하느님께 빌게 하였더니 씻은 듯이 병이 나았다.
재위 구년에 기자조선 사절이 입조하다.
재위 십년에 황노명이 아뢰기를 "천황폐하께서 착함을 좋아하심이 웃대에 미치지 못하시옵고 도를 듣고 허물을 고치심이 지난날에 미치지 못하시오며 벌을 내리심에 늘 노하시므로 쉴 사이가 없사온대 옛말에 이르기를 '귀하매 높은 것을 기약하지 말며 부유하매 많은 것을 기약하지 말라' 한 것이 헛말이 아니옵니다. 옛적에 하나라가 어지럽기 전에는 스스로 어려움이 없다 장담하였고 어지러워지자 스스로 망하지 않은다 하였으며 부역이 심하고 교만하며 사치가 만연하여 불길 같은 화가 장차 몸에 미치게 되었음에도 각오하지 못하였나이다. 대개 얼굴 모습을 거울보듯 하려면 맑고 깨끗한 물이 필요하고 실패를 알고자 함에는 멸망한 나라를 참고하는 것만한 것이 없사옵니다. 원하옵건대 천황폐하께오서는 멸망한 나라를 거울삼으시어 사치를 멀리하고 검소한 생활을 장려하시며 바르고 밝은 신하를 가까이 하시고 간사하고 바르지 못한 신하를 멀리하시어 지금 무사함을 뒷날의 유사시를 생각해서 예비책을 마련하여 두신다면 나라의 기틀을 튼튼히 다지게 되는 것이옵니다."
천황께서 들으시고 '옳다' 하시다.

재위 십일년에 태풍이 크게 불고 폭우가 쏟아져 맨 땅에 물고기가 어지럽게 떨어졌다.
재위 십팔년에 가락과 변한 사람이 내조하다.
재위 이십팔년에 해모천황께서 돌아가시니 황태자 마휴가 뒤를 이었다.


제이십구대 천황 마휴 (재위 삼십사년)

원년에 아우 나휴를 황태제로 봉하고 이장선을 태자태부로 삼다.
재위 이년에 주태원이 아뢰기를 "옛날 오래 존속된 나라는 은혜를 많이 베푼 까닭에 인심을 얻어 그 정을 잊지 못함이옵고, 연조가 짧았던 나라는 은혜를 베풀지 않은고로 인심을 얻지 못하여 정이 없기 때문이옵니다. 은혜란 당시에는 아무런 댓가가 없는 것이오나 장차는 크게 보답이 있을 보화이옵니다. 뿌리가 깊으면 잎새가 무성하고 근본이 굳으면 가지가 빛나는 것이오니 천황폐하께오서는 마땅히 선황의 치국을 이으사 자손만대의 터전을 견고하게 하옵소서. 어찌 눈앞의 일만 보시오리까. 이제 호구가 옛적의 십분의 육에 불과하옵니다. 이는 백성이 부역에 시달리고 있는 까닭이오니 천황 폐하께오서 비록 은혜를 베푸시어 댓가를 치르고는 있사오나 토목공사를 중지하지 아니하시면 백성들이 쉴 수가 없사옵니다. 옛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백성의 한이 맺히면 도적이 생겨 망하지 아니한 나라가 없사옵니다. 옛적에는 구년 홍수가 있어도 창고에 곡식이 쌓여 있었고 백성의 원성이 적었사오나 이제 해마다 풍년이 들었는데도 창고가 텅 비어 있고, 백성의 원성이 많은 것은 천황폐하께오서 시급하지 않은 공사를 많이 벌여놓은 까닭이옵니다. 나라의 흥망이 흉년이나 풍년에 있지 않고 백성의 고락에 있는 것이오니 먼저 백성의 고통을 돌봄이 시급하며 백성이 부유해지고 여력이 생길 때를 기다려 공사를 벌릴 것이오며 강제로 부역을 하게 해서는 아니되옵니다. 천황폐하께오서는 반드시 오래도록 선황의 유업을 계승토록 할진대는 먼저 은혜로써 인심을 맺으시어 영원토록 보존하옵소서."
천황께서 들으시고 기뻐하시며 칭찬하시더라.

재위 팔년에 지진이 일어나다.
재위 구년에 남쪽바다의 조수가 석자나 물러가다.
재위 이십구년에 어진 재상 신운선이 황실을 보좌하니 나라 안이 평안하더라.
재위 삼십사년에 마휴천황께서 돌아가시니 황태제 나휴가 뒤를 이었다.




첫째 : 역사편 "우리들의 먼 옛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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