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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달나무숲 - 제주도



제주 와흘리 본향당 本鄕堂



본래의 자리 그 곳(本鄕)으로 돌아 가고픈 사람들의 염원이 당목에 수 없이
천조각으로 걸려있다. 뭍에서 선왕당 개념의 당산목이 이렇게 섬 제주에서는
바닷가의‘할망땅’과 함께 수십군데 마을 어귀 마다 산재해 있다.
선왕당은 先王 즉 환인, 환웅, 환군을 말하는 것일테고,
제석과 당산목, 제단, 장승등이 육지에서의 그것과 매우 흡사한
‘소도 제천의식’형태로 명맥이 유지되어 왔다고 볼 수 있다.
현제 무속인들이 점거해 버린 대부분의 본향당에는 일년에 몇 번씩 굿을 한다.



제주도에는 약 200여 개소에 이르는
본향당이 있다고 알려져 온다.
그러나 북제주 송당리 본향당과
서귀포 본향당, 지금 찾아가는
제주 본향당 정도 밖에 관리가 않되고 있다.
제주시를 벗어나 97번 지방도를
한참 달리다 아무래도 지나친것 같아
16번 국도로 우회해 나가다보니
고목이 우거진 숲 한 곁에 보일듯 말듯
본향당 입석이 눈에 들어 온다.




넓게 쳐진 돌 울타리 안으로
신단수격인 당목이 우뚝 서 있다.
육지의 여느 당산이 그렇듯 저안에
제단이 있을 것이고, 무속적 행위가 벌어졌을 것이다.

혼자서 외딴 당산에 들어 가려니 기분이 묘하다.
무속이든 아니든 우리의 소도 제천의식이
음사로 변질되어 전해진 것인데 괜
시리 혼자 들어서기가 으시시하다.


오른쪽을 돌아보니 제주 본향당의 유래가 적힌
비석이 셋이나 서있는데 가장 앞의 것이
유래인 것같아 대충 읽어 보았다.
'송당소천국의 열여덟 자식 중에
누구가 사냥을 나갔다.
가시내 오름에서 누구와 만나고...'
하는 것으로 보아 전설을 적어 놓은 것 같다.






수령이 800년이라는 당목에
무속인들이 둘러 놓은 천 조각들이 걸려 있다.
샤머니즘과 천도제의 기원이 같은데
무속은 접근하는 방식이 다소
난해한 음사이다 보니 보는 사람이
무심히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당목을 돌아가니 제단이 마련되어
있고 수차례 무속 행위의 흔적들이 널려있다.
안타까운일이 아닐 수 없다.
고결한 천제 의식이 이렇게 변질이 되다니..,
그래도 아직 우리네 정신 속에 살아 있음을
감사해야 한다.
좀 떨어진 도로의 차 지나가는 소리에
흠칫놀라 주변을 둘러보니 당목에 둘러친
천조각들만 펄럭이고 있다.

천년 가까이 세상을 지켜본 당목은
고요히 나를 내려다 보고 있다.
그 오랜 세월을 살아 남아
볼것 못볼 것 많이도 세상사를
800년간이나 경험한 역사의 증거물이
우리 마을 근처 어디에나 있다.
하기사 당산나무 없는 동네가 어디 마을인가?






당목의 우측으로는 작지만 좁지 않은 공터가 있다.
뭍에서의 신정神庭에 해당하는 공터는
어느 본향당에도 있다.
천제의식의 집전자는 신당안에서,
참석자들은 신정에서 참관하였던 것이다.

당목에 둘러친 음사의 흔적과는
사뭇 다른 엄숙함이 깃든 제단이
따로 설치되어 있다.
분명 제천 의식을 밀어내지 못해
흔적이 그대로 살아있는 것이다.
아무리 외래 종교가 판을 치고
음사로 변질되어도 본향은 변하지 않는다.
고향이니까 언젠가 가야 할 곳 쯤으로
여기는 세계, 바로 한민족의 내일인 것이다.

함부로 훼손하지 않은 제단을 보며
마을 주민들이 고맙게 여겨진다.
잊혀져 가는 본향당을 이만큼이라도
보존하고 있는 것은 그들이 천손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 또한 내가 떠나온 고향,
본향으로 돌아 가고픈 것이다.


제주 와흘리 본향당 가는 길 --- 제주시 --> 97번 지방도(표선방향) --> 16번 국도와 겹치는 도로 약 1.5km지점(우측 보면서 서행)
송당리 본향당 가는 길 --- 제주시 --> 16번 국도(성산방향) --> 1112번 지방도와 만나면 우회전 --> 당오름으로 접근하면 산쪽에
서귀포 본향당 가는 길
서귀포시 --> 시내 정방동 --> 서귀포 기상대 --> 맞은편에 본향당

※ 편의상 차량으로 이동하시는 것을 기준으로 가는 길을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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